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배터리R&D 연구원들. <LG그룹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배터리R&D 연구원들. <LG그룹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SK가 LG와의 배터리 분리막 관련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기를 잡으며, 양측이 벌이는 '배터리 분쟁'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와 SK가 제기한 또 다른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 결과 등의 변곡점이 남게 됐다.

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예비 결정은 LG로서는 아쉬운 결과다. 만약 이날 ITC가 SK의 특허침해 사실을 인정했다면 LG로서는 SK를 압박할 수 있는 패를 쥘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허침해 소송 역시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마찬가지로, 침해 사실이 인정될 경우 최대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이날 ITC가 SK의 손을 들어주며 양측의 배터리 분쟁의 향방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졌다.

◇바이든 심의기간 D-10…거부권만 바라보는 SK= 지금으로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배터리 분쟁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ITC가 SK의 배터리 등에 대해 내린 10년 수입금지 조치는 해제되며,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을 통해 배상금 규모를 가리게 된다.

바이든의 거부권 행사는 특허침해 소송 두 건의 결과와 관계없이 SK 입장에서는 최상, LG에게는 최악의 결론이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 결론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심의 기간은 11일(현지시간)로 끝나며,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는다면 수입금지 조치는 즉시 발효된다.

SK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을 이끌어내기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최근 오바마 정부에서 법무부 부장관을 지낸 샐리 예이츠를 미국 사업 고문으로 영입했고,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에 이어 김준 대표 등도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SK는 ITC의 판결에 대해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SK는 항소 절차까지 수입금지 조치를 유예해달라고 최근 ITC에 청원하기도 했다. 항소가 이뤄진다면, 이 과정은 2~3년가량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7월 말에도 배터리 특허소송 윤곽= 이날 예비결정이 내려진 배터리 분리막 특허 소송 외에 SK가 LG를 상대로 미국 ITC에 제소한 배터리 특허 관련 예비 결정도 오는 7월 30일 나온다.

이 소송에서 LG의 특허 침해가 인정될 경우, 일부 LG 배터리 제품에 대해 미국 수입금지를 포함한 제재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SK가 제기한 소송 항목은 배터리 셀·모듈·관련 부품·제조 공정 등으로, SK는 LG가 GM·아우디·재규어 전기차에 납품한 배터리에서 특허 2개를 침해한 것으로 특정하고 금지명령 구제 조치와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다.

최종 판결은 11월 30일로 예정돼있는데, LG가 패소로 결론날 경우 마찬가지로 항소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8월 2일에는 이날 ITC가 예비 결정을 내린 배터리 분리막 등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린다. ITC의 최종 판결의 90%가량이 예비 결정을 그대로 인용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SK가 LG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그대로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갈등의 골 깊어진 LG·SK…합의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LG와 SK간 합의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LG가 요구하는 합의금은 3조원 이상, SK가 원하는 합의금은 1조원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2조원 이상의 간극이 있어 협상을 통해서 이 차이를 메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제기된 특허침해 소송 외에 국내에서도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양측은 감정의 골이 상당히 깊어져있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회사의 이사회 구성원들은 최근 LG가 제시하는 합의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사실상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할 것"이라며 못을 박았다. 최근 SK는 ITC 청원을 통해 최악의 경우 미국 배터리 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반해 LG는 합당한 수준의 합의금을 받아내겠다며 맞서고 있다.

김위수기자 withsuu@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연합뉴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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