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통번역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한다며, 인공지능(AI) 번역 스타트업을 추천해 구설에 올랐다. 박 후보는 앞서 지난 25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 체험을 한 후 점주에게 "야간에 무인스토어로 운영하면 어떻겠냐"고 발언했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YTN 보도 영상과 박 후보 캠프가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박 후보는 지난 26일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유세 중 통역대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을 만났다. 박 후보는 "일자리가 (그 분야에) 많이 있어요?"라고 질문했고, 학생들이 "(없어서) 걱정이다"고 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제가 일자리를 하나 소개해드리겠다"며 스타트업 '보이스루'를 소개했다. 이 업체는 먼저 AI가 한글 자막을 생성하면, 클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번역가들이 참여해 이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박 후보는 학생들에게 "번역을 올리면 그중 AI가 제일 흐름에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채택한다"며 "직원으로 고용하면 임금 부담이 굉장히 있는데, 플랫폼 형태로 해서 번역을 하니까 더 빠르고 정확한 번역을 해서 번역료도 여러 사람에게 기회가 골고루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을 YTN이 29일 돌발영상 코너를 통해 소개하며 '퀴즈: AI 기반의 영상 번역 플랫폼은 통역가에게 좋은 일자리일까? 아닐까?'라는 자막을 달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박기녕 부대변인은 서면논평을 통해 "박 후보가 통역으로 취직해야 할 대학원생에게 통역 일자리를 없애는 AI 기반 통역 플랫폼을 소개했다"며 "청년 일자리 킬러"라고 비꼬았다. 박 부대변인은 "일자리 걱정하는 청년들 눈앞에서 '내가 너희 일자리를 없애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약 올리는 모습이 무섭게 느껴진다"며 "자기중심적 사고 앞에서 공감능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박 후보가 일자리를 걱정하는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일자리 소멸의 주요인인 '인공지능(AI)', '무인자동화' 등을 언급하는 데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란이 일자 박영선 캠프 측 관계자는 "흔히 AI 번역을 하면 통번역 영역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지만, AI 결과를 만드는 '딥러닝' 기술을 위해선 사람의 번역 결과들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간단한 기계적 번역은 인공지능이 하더라도, 그 결과를 검증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자연스럽게 번역하는 사람들이 통번역 전공자들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박 후보가 답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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