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에 앞서 12조원에 달하는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에도 600조원에 육박하는 초슈퍼 예산을 편성해 '확대 재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의결·확정했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내년 국가재정의 큰 방향성을 정하는 가이드라인이다. 각 부처는 이 지침에 따라 내년도 예산요구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가 확대 재정운영을 기본방침으로 내세우면서 내년 예산이 6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예산은 본예산 기준으로 전년 대비 8.9% 늘어난 558조원이며, 1차 추경을 반영하면 573조원에 달한다.

코로나 극복과정에서 정부의 예산 지원이 늘어나면서 국가채무는 내년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수지 적자폭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는 내년 재량지출을 절감하고 세입·세출을 엄격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먼저 공무원들과 기관이 사용하는 특활비, 특정업무경비, 국외여비, 업무추진비를 절감키로 했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특활비 등 4대 비목은 올해 5%가량 줄였지만, 추가 절감여지를 찾아보겠다"며 "고액·상습체납자, 은닉재산 현장추적 강화, 비과세 감면정비 등을 통해 세입을 확충하고, 그외 세외수입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한시·일시 증액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에 대한 출자, 고용유지 지원사업, 소비회복 프로그램 등을 예로 들었다. 각 부처 재량지출은 10%를 삭감해 약 12조원을 절감키로 했다.

그러나 내년 예산도 역대 최대 슈퍼예산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안 실장은 "2020~2024 중기 계획 상 내년 총지출 증가율은 6.0%"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계속된 확대 재정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출 구조조정과 세입기반 확충으로 되레 국민 가처분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라는 것은 소득에서 세금을 뺀 가처분소득에서 나온다"며 "정부가 내수활성화와 소비진작을 위해 재정지출을 하고 있지만 예산 확보과정에서 세금이 증가하게 되면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진작 효과가 더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의 적자 예산편성과 소비를 위한 재정지출을 지적했다. 강성진 교수는 "현재 내수가 어려운 것은 사회적거리두기 방침으로 소비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적자 예산편성에 이어 지출이 더 늘어나면 국가채무는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안도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2년도 예산안 편성지침'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안도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2년도 예산안 편성지침'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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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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