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과 일부 공직자의 땅 투기 사태에도 예정된 신규택지 공급 계획 등 2·4 대책의 주요 내용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택지의 경우 공직자와 그 가족의 선취매 사례가 있다고 해도 일단 추진하되, 사후 조치로 부당이익을 걸러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4월 예고한 대로 수도권 11만호 등 14만9000호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신규 택지의 입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신규 택지를 발표하기 전 공직자의 땅 투자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문제가 없는 입지에 대해서만 선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정부는 일단 예정된 입지는 모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2·4 대책에서 전국 25만호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신규택지를 지정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올해 2월 24일 1차로 광명·시흥 7만호 등 10만1000호의 입지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모든 신규택지의 구체적인 위치는 이미 정해졌고, 지자체와 세부 조율만 남겨두고 있다고 했다.
4월 발표될 신규택지는 중소 규모 택지들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경기도 김포 고촌, 하남 감북 등의 입지가 거론되고 있으나 이들은 신규택지로 지정될 확률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분 거래가 많은 땅은 투기 수요가 많아 신규택지 후보지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정부는 지분 투자가 적지 않은 토지 시장의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며 난색을 보인다.
신규 택지 공급과 함께 2·4 대책의 한 축을 구성하는 도심 주택 고밀 개발 방안은 현재로선 추진 동력이 충분치 않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이나 공공기관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은 LH 등 공공기관이 전면에 나서야 하는데 LH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들 사업을 도입하기 위해 발의된 공공주택특별법 등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도 시작되지 못했다. 당정은 4월 국회에서 반드시 근거 법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의 강한 반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아이디어를 낸 변창흠 국토부 장관도 4월 초순에는 교체될 공산이 크다. 일각에선 차라리 작년 5·6 대책과 8·4 대책에서 제시된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에 더 힘을 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LH 사태와 관련해 "개발과 성장의 그늘에서 자라온 부동산 부패의 고리를 끊어낼 쉽지 않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누적된 부를 축적하는 방식과 관행을 근본적으로 청산하고 개혁하는 것인 만큼 쉽지 않을 일이다. 많은 진통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문제가 드러난 이상 회피할 수도 돌아갈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프더라도 더 나은 사회, 더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로 가기 위해 어차피 건너야 할 강이자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는 각오로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변창흠(사진) 국토부 장관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4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