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옵티머스 위법 행위 감시·관리 못한 하나은행·예탁원 공동 책임" NH증권 '계약 취소' 전액 반환 불수용 시, 법적 다툼 가능성 내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불법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분쟁조정위원회가 예정된 가운데, 판매사와 수탁기관, 일반사무관리회사의 다자배상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달 5일 열리는 분조위에서 NH투자증권에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에 따른 법리를 적용해 투자 원금 100%를 반환하라는 권고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란 계약 체결 시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않았을 경우 계약을 무효화 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 지난해 7월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1호)에 처음으로 적용해 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권고했다.
최근 금감원은 이번 분쟁조정과 관련해 다수의 외부법률 자문위원으로부터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판매 당시 투자설명서에 공공기관 공사와 관련된 매출채권을 투자 대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조사에서 그러한 매출채권이 존재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 입증 자료를 근거로 옵티머스펀드 역시 '계약 취소' 법리 적용을 결정한 상태다.
NH증권은 옵티머스펀드 최대 판매사로, 전체 환매 중단 금액 5146억원 중 약 84%인 4327억원을 판매했다. 이를 수용할 경우 NH증권 홀로 막대한 비용을 짊어져야만 한다.
이에 대해 NH증권은 오래 전부터 단독 책임을 떠안는 계약 취소 조정안은 수용할 수 없다며, 다자배상안을 여러 차례 제시해왔다. 다자배상은 판매사인 NH투자증권만이 아니라 수탁사인 하나은행,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 등에 연대 책임을 물리는 방안이다.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도 투자제안서와 전혀 다른 옵티머스 운용 행위를 전혀 감시·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다자배상은 계약 취소와 달리 아직 분조위에서 제시된 적이 없다. 현재까지 각 금융사의 책임 정도가 검찰 수사로 가려진 상황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배상 비율을 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NH증권은 금감원 분조위가 다자배상을 인정해 준다면, 배상비율 협상에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제안했다. 협상 실패 시에도 다른 금융사를 대신해 먼저 투자자에게 배상 금액 전체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분조위에서 다자배상안을 수용한다면, 향후 하나은행과 예탁원을 상대로 벌일 구상권 청구 소송에서도 NH증권이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우선 오는 29일 NH증권과 분조위 안건과 쟁점 등을 사전 정리하는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NH증권이 '다자배상 시 원금 전액 배상' 의지를 공식적으로 제안할 경우 금융당국으로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분조위의 결정은 강제성이 없어 민원을 제기한 투자자와 판매사 모두 동의해야 효력을 갖는다. NH증권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민사소송은 최소 2~3년 이상 소요된다.
금감원으로서는 당장 분조위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다자배상으로 방향을 틀기란 쉽지 않다. 현재 다자배상을 위한 법리 검토와 각사 과실 관련 사실관계 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섣부른 다자 과실 인정 시 금융투자업계의 수탁·사무관리 업무 기피가 심화될 수 있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이 빠른 사태 해결을 위해 다자배상안을 적극 요구할 경우, 분조위 흐름이 변화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