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가 본격화하면서 대권 잠룡들도 대거 선거전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 될 재보궐 선거판을 존재감과 영향력을 키우는 무대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권에서는 이낙연(왼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먼저 공식적으로 전면전에 나선 데 이어 이재명 경지도지사가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응원전을 펴며 존재감을 피력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유승민(오른쪽) 전 국민의힘 의원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총선 패배 이후 잠행했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도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SNS를 활용한 여론전으로 입심을 발휘하는 중이다.

이 선대위원장은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5일 박 후보의 선거캠프 출정식에 참석해 "박 후보는 굉장히 미래에 상상력과 구상 그리고 전략이 많은 사람"이라며 "제가 총리할 때 하도 주문을 많이 해서 혼이 났다. 그런데 박 후보의 구상은 결코 헛되지 않다"고 박 후보를 추켜세웠다. 이 선대위원장은 박 후보의 경쟁상대인 오 후보를 겨냥해 "어떤 사람은 서울 당신이 시장하던 10년 전으로 돌려 놓겠다고 한다. 서울시를 앞으로 끌고 가도 모자랄 판에 어째서 10년 전 MB시절로 돌아가잔 말이냐"고 비판했다. 이 선대위원장은 26일에는 부산으로 날아가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를 찾아 부산 도시철도망 비전 발표와 해양수산단체 대표자 간담회 등 후방지원에 나선다. 이 지사는 박 후보와 손잡고 코로나19 보편지원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지사는 줄곧 코로나19 극복방안으로 국가의 선별지원이 아닌 보편지원을 요구해왔다. 박 후보의 핵심 공약인 서울시민 디지털화폐 10만원 재난위로금은 이 지사의 보편적 복지와 맞닿은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선거전에서 이 선대위원장보다 역할이 크지 않은 이 지사가 박 후보와의 정책적 공감대로 자신의 선명성을 부각하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야권에서는 황 전 대표가 선거전 동참을 선언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지금 나라를 살리려 일어서는 사람은 다다익선이다. 한가하게 개인의 이해관계를 계산해 옥석을 가려서는 안 된다"며 "지금부터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황 전 대표는 "투표일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서울시민들을 찾아뵙고 오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드리겠다. 투표장에 가시도록 요청드리겠다"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전 대표는 이달 초 잠행을 끝내고 정계복귀를 선언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재·보선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잃어버린 당내 장악력과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오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인 유 전 의원은 재·보궐 이후 야권대통합을 추진해 집단지도체제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유 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퇴임 이후 집단지도체제로 가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국민의당이든, 다른 야권 세력이든, 대통합을 이루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다. 국민의힘이 (안철수·윤석열 등을) 다 받아들이고, 우리가 변화·혁신하면서 국민이 가장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는,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아 다음 대선에 임하는 게 큰 전략"이라고 했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유력 대권 주자로 올라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상당히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하는 데 같이 힘을 합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매일 SNS에 1~2개씩 글을 올리며 문재인 정권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구분하지 않고 불꽃 여론전을 펴는 중이다. 홍 의원은 이날은 김 비대위원장을 정조준해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참지 못하고 분노와 감정으로 대응하는 것은 어른답지 않은 행동"이라며 "군소야당 출신인 안철수 후보 한사람 제쳤다고 선거가 끝난 양 오만 방자한 모습은 큰 정치인답지 않다"고 비난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전날 자신을 거론하면서 "그런 사람들이 당을 맡아왔으니 당이 오늘날 이 꼴이 됐다"고 한 것에 불쾌한 감정을 실어 반박한 것이다. 홍 의원은 "100석의 거대 야당이 후보자를 못 낼 지경까지 당을 막판까지 몰아간 것을 반성하셔야 한다"고 김 비대위원장을 저격했다.

차기 대선의 가장 유력주자로 급부상한 윤 전 총장은 기존 정계와 선을 긋고 지인들과의 만남을 이어가면서 잠행 중이다. 재·보선이 끝날 때까지는 윤 전 총장의 조용한 행보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이 이날 발표한 3월 4주 차 전국지표조사(조사기간 22~24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윤 전 총장이 23%로 1위, 이 지사가 22%로 2위, 이 선대위원장이 10%로 3위를 기록했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이 지사를 앞서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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