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수탁기관 역할 이전시켜
오히려 공모펀드는 규제 패싱
감시 인력없인 판매 중단해야
판매 위축·보수체계 왜곡 우려

국내 자산관리 시장에 기형적인 규제가 도입됐다. 공모펀드에도 없는 사모펀드 판매사의 운용행위 감시다. 사모펀드 판매 위축이 불가피하고, 사모펀드 보수 체계의 왜곡도 우려된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사모펀드 판매사의 운용현황 감시 의무를 신설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일반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금융투자업자에게 자산운용회사가 제공한 핵심상품설명서가 펀드의 투자규약과 부합하는지 사전검증하고, 펀드운용 행위가 설명서에 부합하는지 사후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투자설명서와 운용전략 등이 일치하지 않으면 운용사에 시정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감독당국에 보고하도록 했다.

사모펀드 판매사에 대한 운용행위 감시 의무는 라임자산운용이나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에서 촉발됐다. 펀드 판매사가 부적절한 운용 행위나 불법 운용 행위를 투자자에게 알리지 못한 만큼 감시자 역할을 하라는 취지다.

자본시장법은 펀드재산을 보관·관리하는 신탁회사에 펀드 운용행위에 대한 감시 기능을 부여하고 있다. 펀드 판매회사의 역할은 펀드 출시와 환매업무 처리 등으로 제한돼 있다. 자연히 다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공모펀드에는 판매사의 운용행위 감시 의무가 없다. 그런데 투자자 수가 100인 이하이고, 최소투자금액이 3억원 이상인 일반 사모펀드 판매사에 대해 운용행위 감시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투자자 보호장치가 더 촘촘해야 하는 공모펀드에도 없는 기능을 판매사에 부여하는 모순이 벌어진 셈이다.

금융당국은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에 비해 운용이 자유롭고, 집합투자자총회 등도 없어서 운용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법적 근거가 미약한 규제 도입으로 인해 사모펀드 판매사는 운용행위 감시 인력없이는 사모펀드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 사모펀드 판매 위축이 불가피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 투자자보호를 위해서라곤 하지만 공모펀드에도 없는 규제를 사모펀드에 도입하는 건 기형적"이라면서 "자칫 판매보수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결국 투자자에게 독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금융위원회가 밝힌 사모펀드 운용규제 개편안(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가 밝힌 사모펀드 운용규제 개편안(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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