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업종별 디지털 신기술 활용률(%)  <자료:NIA, 2020>
국내 주요 업종별 디지털 신기술 활용률(%) <자료:NIA, 2020>


국내 대표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공통의 생존 키워드로 내세운 것은 디지털화에 실패하면 생존이 힘들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충격과, 미·중 디커플링으로 인한 국제질서 변동, 리쇼어링 증가와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성 등 다중 위기 속에 기업의 현 상황을 실시간 파악해 대응하는 데이터 기반 실시간 의사결정 체계의 중요성도 무엇보다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체 혁신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을 모색하는 것은 급속도로 일어나는 기술변화를 단일 기업이 쫓아가기 벅차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중견·중소기업이 협력해 데이터, AI 등 디지털 기술을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접목하는 생태계 차원의 혁신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 동종·이종업계를 연계하는 산업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개인과 공공, 산업 데이터를 아우르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데이터 경제를 현실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기업들은 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자체 디지털 전환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혼자만의 변화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기업들의 현실인식이다. KDTI 참여기업들이 '디지털 소외기업의 DT(디지털전환) 디바이드 해소'를 정부에 제안한 5대 정책과제에 포함시킨 이유다.

실제로 산기협이 작년 5월 대·중견기업 49개사, 중소기업 1296개사 등 국내 기업 1345개사를 대상으로 DT 현황과 계획을 조사한 결과, DT 로드맵을 갖춘 기업은 6.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DT 추진 전담조직을 보유한 기업은 2.1%, 전담인력을 갖춘 기업은 6.2%에 그쳐, 산업계의 DT 투자를 유도할 법 제정과 인식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26일 출범행사에 앞서 개최되는 DT포럼에서는 LG화학, KT, 포스코가 각사의 DT 추진전략과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진용 LG화학 상무가 'LG화학 DT 사례', KT 임채환 상무가 'KT의 DX 추진전략과 사례', 김기수 포스코 전무는 '제조업의 새로운 도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발표한다.

LG화학은 신약개발을 위한 선도물질 설계단계와 고위험 설비의 유지관리에 머신러닝 분석 기술을 적용한다. KT는 통신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며, 대규모 콘텐츠 투자, 제작사와의 상생 생태계 조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전체 제조공정에 88개 AI(인공지능) 모델을 투입해 열·풍량·도금량 등을 예측하고 제어해 생산효율과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

KDTI는 이들 선도기업의 사례를 다른 기업들과 공유하고, 산업 생태계 전체의 고도화를 위한 협업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또 기업들이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니라 인력·프로세스·툴의 포괄적 변화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과 운영모델의 질적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마창환 산기협 상근부회장은 "KDTI를 통해 리딩기업들과 협력사들이 동참하는 DT 성공사례가 늘어나고, 이후 산업 영역을 넘어선 데이터 공유와 협업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제조기업뿐 아니라 통신, IT 기업들도 참여해 윈윈 구조를 만들고, 기업들이 개방형 혁신 플랫폼을 통해 도약 기회를 얻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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