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19.1% 급등하면서 세 부담 우려가 커지자 주택 소유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세 부담이 큰 서울 강남은 물론 강북과 세종, 지방 등 전국적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으며 관할 구청에 집단 항의하거나 단체로 이의 신청을 준비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과도하게 인상된 공시지가를 인하하여 주십시오'라는 글에 이날까지 1만7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정부가 매번 비정상이라고 외치던 부동산 가격에 맞춰 공시가격을 인상해 역대급의 공시가격 인상이 이뤄졌다"며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까지 세금폭탄을 맞게 됐는데, 부작용만 있는 공시가격 상승은 조속히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아파트 단지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불만이 고조되면서 집단 이의신청 등 대책 마련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들은 국토교통부와 관할 구청 게시판 '좌표'(인터넷 링크)를 공유하며 단체로 항의 글을 남기고 연명부를 돌리며 이의신청에 나서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입주민들이 공시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의견을 모으고 있고, 역삼동 역삼2차아이파크에서는 주민들에게 이의 신청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인근 아파트와 연대해 공시가격 인상에 대응하는 곳도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과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등 인근 5개 단지 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는 지난 23일 국토부와 강동구청, 지역구 의원실에 공시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연합회는 "평범한 주민들을 투기 세력으로 간주해 세금 폭탄을 부과하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공시가격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세 정책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시가격이 평균 70% 이상 급등한 세종시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종촌동 가재마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입주자대표회의가 의견접수를 단체로 넣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게시글을 올리고 주민들의 동의를 받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공시가격과 관련한 불만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름동 범지기마을의 아파트 거주자는 "겨우 내 집 마련해서 오래 살려고 하는데 세금을 이렇게 올리면 어떡하느냐"라고 말했다. 다른 세종시민은 "이번에 공시가격 오른 것에 놀라다 못해 기겁을 했다"라며 "실거주 목적인 1주택자까지 세금을 물려야 하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 달 5일까지 인터넷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와 관할 시·군·구청,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이의신청을 받은 뒤 이를 고려해 같은 달 29일 올해 공시가격을 최종 공시할 예정이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서울 서대문구의 한 부동산 사무실에 인근 아파트들의 매매와 전세, 월세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