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전진, 바빌론에서 위키까지
잭 린치 지음 / 이혜원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함무라비 법전에서부터 위키피디아 사전까지 세상의 주요 참고저작 50종의 탄생 과정과 저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기원전 3000년부터 오늘날까지 해당 분야의 첫 결과물이거나 가장 방대한 저작, 가장 영향력이 큰 저작들을 다루고 있다. 원 제목(You Could Look It Up)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거의 모든' 참고정보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책에는 영어사전, 백과사전 등 위대한 저작들의 탄생 과정 및 이를 집필한 저자들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장구한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재미있게 펼쳐진다.
새무얼 존슨의 사전들, 노아 웹스터의 '미국 영어사전', 드니 디드로의 '프랑스 백과사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헨리 그레이의 '그레이의 해부학' 등은 상세히 살핀다. 이 밖에도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 동로마의 유스티니아누스 법전, 클라우디우스 프톨레미의 '지리학 입문', 이시도루스의 '어원학', 이븐시나의 '의학대전', 토머스 브라운의 '전염성 있는 잘못된 의견', 기네스 북 등에 관한 이야기가 책 한 권에 매력적으로 엮어져 있다.
예를 들어 오래 전 사라진 두 문명사회에서 탄생한 함무라비 법전과 유스티니아누스 법전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법률 저작으로 다른 경로로는 전혀 얻을 수 없는 당시의 일상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들 저작과 관련된 고대 이야기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 이야기들은 19세기에야 비로소 알려진다.
기원전부터 있던 참고정보는 아직까지 건재하다. 만드는 과정이나 제공되는 형태가 달라졌을 뿐이다. 지금도 우리는 뭔가를 알고 싶으면 사전이나 백과사전을 찾는다. 왜냐하면 참고도서는 문명 자체를 집대성한 기록물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자료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알아내고 끊임없이 지식의 외연을 넓힐 때 참고정보의 진가는 발휘된다. 특히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과 같은 새로운 정보기술이 출현할수록 예전부터 내려오던 참고정보의 가치는 더 빛을 발할 것이다.
낡아 빠진 참고도서일수록 오히려 우리를 일깨우는 가르침은 더 많다. 이런 책들을 훑어보면 필자들과 조우하면서 그들이 살던 세상을 볼 기회도 생긴다. 이 책은 지식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역작이다. 또한 문헌정보학을 연구하는 사람들과 도서관 사서들의 가슴에 봄꽃처럼 기록될 책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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