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65세 이상 동의율 76% 올초 65세미만 93.7% 비해 급락 AZ백신 안전성 논란 지속 이유 우선대상자 1차 접종률은 84% 11월 '집단면역' 달성 차질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23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해당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요양병원 만 65세 이상 입원환자, 종사자 대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도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오전 9시 종로구 보건소에 도착해 체온 측정과 신분 확인, 예진을 마친 뒤 백신 접종했다. 이날부터 요양병원·시설 등의 65세 이상 입소자 및 종사자 약 28만8000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문 대통령의 백신 접종은 오는 6월 영국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것으로, 질병관리청은 공무 출장 등 필수목적 출국 시 백신을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만 68세인 문 대통령과 만 66세인 김 여사의 이번 공개 접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싼 논란으로 커지고 있는 국민적인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불안감이 지속될 경우 접종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당국의 목표 달성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접종에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다수 유럽 국가가 접종을 재개했고, 질병관리청도 65세 이상까지 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등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이 확인됐다"며 국민들이 백신 접종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혈전 유발 간 연관성은 없다는 예방접종전문위의 결론이 나온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가의 미국 임상 3상 결과도 공개됐다. 이 회사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임상 3상(3만2000여명 대상) 결과, 평균 79%의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중증으로 진행을 막는데에도 100%의 효능을 나타냈고 고령자를 포함해 모든 연령대에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또한 혈전 형성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에 세계보건기구(WHO)나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평가했듯,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평가가 있었고, 우리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도 역시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면서 "미국 임상시험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의 안전성과 효과성 검증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고, 향후 차질 없이 이 백신접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외 보건당국과 미국 임상 결과 공개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의 이상반응을 둘러싼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아직 백신 접종 후 혈전증인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 발생한 경우 추가 분석 및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국내외 보건 당국 및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유럽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20대 남성이 CVST로 진단됐다. 백신 접종 후 신고된 아나필락시스 1건과 고열·경련을 동반한 혈압 저하 이상반응 1건도 백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발표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접종 동의율도 올초 집계치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 상태다. 그만큼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접종을 하루 앞둔 지난 22일 만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의 접종 동의율은 76.9%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만 65세 미만 입소자 및 종사자의 동의율 93.7%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3일 0시 기준 2704명이 백신을 접종받아, 1차 접종자 누계가 총 68만 560명이 됐다. 접종률은 84.8%다.
요양병원은 17만 7886명, 요양시설은 9만 6597명, 1차 대응요원은 5만 5690명,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29만 1999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2차 접종을 시작한 코로나19 환자치료병원의 경우 5만 8123명이 1차 예방접종을 받았고 883명이 2차 예방접종을 받았다. 또한 예방접종 후에 이상반응으로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총 9804건이며, 이 중 9692건은 예방접종 후에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근육통, 두통, 발열 등의 사례였다. 89건의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 7건의 중증의심 사례, 16건의 사망 사례가 보고되어 조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