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C 레볼루션

로런스 인그래시아 지음/안기순 옮김/부키 펴냄


"한 달에 1달러만 내면 좋은 면도기를 문 앞에서 배달받을 수 있습니다." "좋은 면도날이냐고요? 아뇨!" "우리 면도날은 끝내주게 좋습니다." "면도날을 사용하는데 매달 20달러를 쓰고 싶으신가요? 그중 19달러는 로저 페더러에게 갑니다." "우리가 절약해 주는 돈을 어디에 쌓아 둘지나 생각하시죠." 이 1분 33초 짜리 유튜브 영상은 면도날을 인터넷으로 파는 달러쉐이브클럽 창업자 마이클 더빈이 직접 출연해 만든 첫 홍보영상이다. 촌티가 풀풀 나지만 웃음을 자아내는 이 영상에서 시작된 달러쉐이브클럽은 창업 4년 만인 2016년 7월 면도기의 왕자 질레트의 모기업 P&G의 경쟁사 유니레버에 10억 달러에 인수됐다.

더빈의 아이디어는 저렴한 가격의 적정한 품질의 제품을 문 앞까지 배달해준다는 것이었다. 달러쉐이브클럽의 면도날보다 4~5배 비싼 질레트 제품을 굳이 사 쓸 필요가 없게 만들겠다는 도전이었다. 아이디어는 맞아 떨어져 인수될 때 달러쉐이브클럽의 구독자는 300만명이었고 미국 면도날 시장의 8%를 점유하는데까지 성장했다. 현재 달러쉐이브클럽은 면도날뿐 아니라 칫솔 치약 샴푸 헤어젤 향수 심지어 핀셋까지 판매한다. 이렇게 달러쉐이브클럽은 소비자 직접 판매(D2C), 최근에는 구독경제라 불리는 새로운 유통혁명의 선두에 서게 됐다. 창업 때 저렴하면서도 적정한 품질의 면도날을 공급한 회사가 한국의 도루코다.

책은 안경 구독경제를 실현한 와비파커도 소개한다. 소비자들이 다섯 개의 안경 샘플을 무료로 배송받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한 와비파커는 즉각적인 소비자 대응으로 신뢰를 얻었다. 현재 기업가치는 17억5000만 달러가 넘는다. 서드러브는 여성의 약 30%가 자신의 몸에 맞지 않아 불편한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있다는 데 착안해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을 개발해 여성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모발 염색약 스타트업 이살롱은 고객이 원하는 모발 색깔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고 무려 16만5000가지가 넘는 색상조합의 염색약을 만들어 성공했다.

소수의 스타트업에서 시작된 D2C 혁명은 이제 수천 개의 기업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국내도 와이즐리, 젝시믹스, 삼분의일, 쿠캣 등이 고객과의 교감과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판로를 만들어가고 있다. 저자는 아이디어를 무기로 골리앗 기업을 위협한 D2C 기업들의 이야기를 인터뷰와 현장취재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전한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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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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