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물류 새 강자 LG CNS 쿠팡·네이버 '물류 혁신' 경쟁속 미래형 플랫폼으로 시장 주도 AI·최적화 알고리즘 기술경쟁력
이준호 LG CNS 스마트F&C사업부 상무
"공간과 설비 중심의 '하드웨어 하우스'였던 물류센터가 최신 IT기술로 움직이는 '디지털 웨어하우스'로 진화하고 있다. AI(인공지능)와 최적화 알고리즘, 디지털 트윈이 결합한 미래형 플랫폼으로 물류산업의 판을 바꾸겠다."
IT서비스 기업 LG CNS가 축적된 IT기술과 물류산업 내공을 바탕으로 스마트물류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쿠팡·네이버·이마트·CJ대한통운 등 e커머스·인터넷·유통·물류기업들이 산업간 경계를 뛰어넘는 '물류혁신'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토털 서비스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서울 마곡동 본사에서 만난 이준호 LG CNS 스마트F&C사업부 상무(사진)는 "최근 세계적인 물류솔루션 기업들의 공통된 화두는 '디지털'"이라 면서 "10여년 간 키워온 자체 솔루션과 협업 생태계를 통해 글로벌 선두급 물류센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IT 신기술 활용한 물류 속도전 가속화=물류센터의 역할은 소품종의 상품을 대량 보관하고 다른 판매처로 운반하는 것에서, 최근 수만가지 상품의 대량 보관은 물론, 포장·배송·환불까지 일괄 처리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로 바뀌고 있다. 하루에도 수 만개 이상의 주문을 신속히 처리하는 '속도전'을 위해 AI를 비롯한 IT 신기술 적용은 필수다.
국내 유효 물류자동화 시장은 약 7600억원 규모로, e커머스 산업 성장과 맞물리면서 최근 4~5년 동안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 CNS는 이중 약 30%의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쿠팡·마켓컬리·CJ대한통운 등이 주요 고객사다. 특히 IT서비스 기업들이 주로 발주 프로젝트에 맞춰 외부 솔루션을 소싱해, 시스템 통합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핵심 솔루션을 내재화하거나 협업 생태계를 다져온 게 특징이다.
이준호 상무는 프로그래머로 LG CNS에 입사한 후 물류분야에서만 20년간 몸담은 전문가다. 회사는 물류SI·컨설팅 위주로 사업을 하다 15년 전부터 스마트물류 전반으로 사업을 키우고 솔루션을 확장해 왔다.
◇설비에 IT기술 입혀 국산화= LG CNS는 15년 전 유럽산 위주였던 분류기를 협력사와 함께 국산화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어 피킹로봇, 싱귤레이터 장비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하나하나의 장비가 비전인식, 딥러닝, 제어 등 혁신기술의 집약체다. 이 상무는 "결국 스마트물류 분야의 경쟁력은 설비가 아닌 IT 기술력"이라면서 "우리만의 IT요소를 접목한 솔루션을 개발해 특허화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최근 주력하는 기술은 최적화 알고리즘과 AI, 디지털트윈이다. 최적화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고객의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상품 공급순서를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시간 동안 50명의 고객이 양파를 1개씩 주문했다고 가정했을 때, 최악의 경우 양파를 1개씩 최대 50번 이동시켜야 하지만,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양파 50개를 한 번에 옮기도록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수 있다. 물류센터에는 수 만개의 상품이 있고 고객별 주문 상품도 다른데, 이런 모든 변수를 고려해서 가장 효율적인 공급 순서를 찾아냄으로써 상품 이동·분류 효율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이 기술은 최근 마켓켈리 김포센터에 적용됐다.
◇디지털트윈으로 물류설비 이상 즉각 대응= 디지털트윈은 설비 실시간 점검과 이상징후 파악에 활용된다. 물류센터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 배송지연이나 배송불가로 직결되는 만큼 즉각적 대응이 필수다. 회사는 주요 물류설비를 컴퓨터 상에 3D로 구현,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개발했다. 설비에 이상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알람이 떠 조치를 할 수 있다.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진동·온습도·가속도센서 등 100여개 센서를 장착해 설비의 이상징후를 사전에 감지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은 물류기업 판토스를 비롯해 국내 한 식자재 유통기업 물류센터에도 적용됐다.
LG CNS는 물류 IT 전문조직 '로지스틱스DX랩'을 두고 최적화 알고리즘, 디지털트윈, 물류로봇, 물류IoT 등 특화 IT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AI 화물분류, AI 피킹로봇, AI 물품검수 등 3대 AI 솔루션 사업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AI 화물분류는 사람에 의존하던 작업에 AI 이미지 인식기술을 적용, 대형·중소형·이형 등 세가지 타입으로 박스를 자동 분류해 준다. 하나의 컨베이어 벨트가 세 갈래로 나눠 지는 지점에서 적용되는데, 정확도가 99.8%에 달한다. AI 피킹로봇은 카메라에 찍힌 2D·3D 이미지를 기반으로 상품의 크기, 수량, 상태 등을 분석한 후 최적의 좌표를 계산해 상품을 정확하게 집어 나른다.
◇"디지털 웨어하우스에서 데이터 웨어하우스로"=물품검수는 배송 전 고객 주문대로 상품이 구성됐는지 점검하는 절차로, 물류센터에서 가장 고난도 작업으로 꼽힌다. 그동안은 상품의 바코드를 일일이 찍어 확인해야 했다. 바코드 자동인식기가 있어도 바코드가 훼손됐거나 바코드가 보이지 않는 각도에 있으면 인식이 불가능했다. 회사는 쌓여있는 물건들을 흔들어서 떨어뜨린 후 비전인식과 AI를 통해 0.1초만에 물건의 종류를 인식하는 솔루션도 개발했다. AI가 전면·측면·후면 등 다각도의 상품 이미지를 학습한 결과를 적용했다.
이 상무는 "최근 기업들은 더 빠른 배송을 위해 도심 내 소규모 물류센터인 MFC(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면서 "치열한 물류·e커머스 시장에서 MFC 선점에 따라 시장의 판도는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런 고객사 요구에 맞춰, 다양한 규모와 방식의 '디지털 웨어하우스'를 넘어, 예측배송까지 가능한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물류기업 판토스 관계자들이 LG CNS 디지털트윈 기술이 적용된 물류센터 자동화 설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LG CN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