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서울시의회·국회 국토위 회의록 공개…"주택국장 전결 주장, 불가능"
당시 서울시 주택국장 "吳 시장, 어떻게 산속에 성냥갑 아파트만 짓냐' 해…방향 바뀌었다"
2007년 3월 서초구의회 회의록엔 "吳, 내곡지구 현장시찰"

더불어민주당 야당 후보 검증 태스크포스(TF)소속 노웅래 의원 등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야당 후보 검증 태스크포스(TF)소속 노웅래 의원 등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009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초구 내곡동 처가 소유 땅의 그린벨트 해제, 보금자리주택 개발사업 수용 보상 과정에 대해 "주택국장 전결사항이었기 때문에 전혀 몰랐다"고 해명한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사퇴 압박을 강화했다. 이른바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이해충돌 의혹에 대해 오 후보는 자신이 시장으로서 부당하게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9년 서울특별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회의록,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보금자리주택사업이 진행되면서 요식적인 행정절차만 밟아 내곡지구 지정을 몰랐다던 오 후보의 해명이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더 이상 서울시민을 우롱하지 말고 공언대로 후보를 즉각 사퇴하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언급된 서울시의회 2009년 10월16일 도시관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당시 강감창 한나라당 시의원은 보금자리주택 사업 대상 후보지 선정 현황과 절차 등을 물었고, 시 주택공급과장으로부터 "SH가 그린벨트 자료를 전체적으로 갖고 있다. 과거부터 국민임대주택 후보지를 만들면서 기초적으로 쭉 현황조사는 다 돼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당시 시는 사업 후보지를 공개하지 않고 '1단계 4곳, 2단계 2곳'으로 표현했다. 강 시의원은 이어 '사업 추진 시 고려사항'에 관해 "저층지대는 중·고층으로 가는 것은 이해가 되나 구릉지 같은 경우에 친환경적인 테라스하우스·타운하우스로 가겠다는 뜻"이라며 "어떻게 보면 대다수에게 혜택을 주기보다는 보금자리주택이 좀 서민이면서도 특정인에게, 소수인에게 혜택이 갈 것 같은 그러한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 주택국장은 답변 과정에서 "오세훈 시장께서는 '이것은 안 맞지 않느냐, 산자락에, 산속에 어떻게 성냥갑 같은 아파트만 계속 지을 수 있느냐' 했다"며 "시장께서 '우리 시는 앞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해서 가는 데는 그런 구릉지나 이런 데는 성냥갑 같은 아파트는 배제를 해야겠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테라스나 중정형이나 이런 친환경적인, 환경친화적인 주거단지를 만들자' 이래서 방향이 조금 바뀌었다"고 전했다. 또 같은해 10월13일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 답변서를 보면 오세훈 당시 시장은 강창일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가능하면 저층으로 하도록 국토부와 하겠다' 이렇게 했는데 지금 국토부에서 보금자리주택은 10층에서 25층이다. 저층주택이니까 테라스·타운하우스는 3층인데, 국토부하고 이런 문제 좀 적극적으로 의사 개진해 보셨나"라는 질문을 받고 "예, 협의 과정에서 서울시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김원이 의원은 "당시 오 후보의 지시로 보금자리주택의 주요 정책 방향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며 "오 후보의 발언은 그린벨트 해제 지역과 그 상태, 보금자리주택 정책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40만평 이상의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950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대규모 주택개발사업이 지구 선정 이후 보고됐다는 (오 후보의) 해명이 가당키나 하냐"라고 비난했다.

당 지도부도 사퇴 공세에 나섰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당 중앙선대위회의에서 "내곡동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오 후보의 거짓 변명과는 다른 진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2007년 당시 오세훈 시장이 내곡지구 현장을 시찰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인 21일 당내 야당후보 검증 TF가 내곡동 부지를 직접 찾아가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영배 의원이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중이던 2007년 2월12일 서초구청을 방문해 임대주택 개발 예정이던 내곡지구를 시찰했다는 기록을 찾았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언급된 기록은 2007년 3월6일 서초구의회 임시회 운영위원회 회의록이다. 회의록을 보면 '서울특별시서초구내곡지구국민임대주택단지지구지정추진반대결의안(장경주의원외4인발의)' 안건 심사 당시 노태욱 한나라당 구의원은 "최근에 우리 서초구청과 구의회를 오 시장이 방문했다. 그때 여기서 행사를 마치고 바로 이 (내곡)지구를 가서 현장시찰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당시 노무현 정부의 국책사업인 '국민임대주택'이 화두였는데, 한나라당 서초구의원들은 정책 추진에 반대하면서 같은 당 오 시장의 현장방문을 계기로 '서초구의 입장과 서울시의 입장이 다른 부분이 어떻게 조율됐는지'를 궁금해 한 것이다. 결의안 대표발의자인 장경주 한나라당 구의원은 답변에서 "오 시장이 방문했을 때 그 시찰을 했지만 조율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본 위원은 알고 있다"며 서울시 측에 불만을 드러냈었다.

이와 관련해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 후보가 내곡동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자신은 모르고 (주택)국장이 알아서 결정했다는 주장을 계속 하는데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남성을 여성으로, 여성을 남성으로 성별을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말까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내곡지구 개발은) 노무현 정부에서 불허한 사항"이라며 서울시가 이를 집요하게 해서 이명박 정부 때 추진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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