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대통령의 장·차관(급) 지명자 가운데 상원이 반대 한 명 없이 찬성한 사람은 타이 지명자가 처음이고 유일합니다. 이례적인 만장일치 인준은 친(親)노동자 성향의 민주당, 전통적인 자유무역 옹호자인 공화당, 그리고 양 정당의 대(對)중국 매파로부터 그가 지지를 받았음을 반영하는 것이죠. 로이터통신은 "타이 지명자는 무역합의를 이행하고 중국의 무역관행에 맞서며 미국 동맹과의 유대를 회복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이번 만장일치 인준은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 등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상황과 맞물려 더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타이 대표 임명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급증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 등 비극적인 상황과 대조된다"고 평했습니다.
대만계 이민자의 딸로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타이 지명자는 2007~2014년 7년간 USTR에서 중국 담당 수석 변호사로 일했습니다. 당시 그는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이끌며 여러 차례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대중 강경 목소리를 냈지요. 지난달 25일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선 "중국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에 맞서 동맹과 협력하겠다"며 반중 연합전선 구축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원 세입 위원회에서 민주당 무역담당 고문으로 일하던 지난해 12월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개정하는 협상에 관여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력들은 타이 지명자가 무역 부문에서 중국을 상대로 강경 노선을 구사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기조를 관철할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타이 지명자가 당장 착수해야 할 현안으론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 감시, 항공기 보조금과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세금을 둘러싼 유럽 국가들과의 해묵은 분쟁 해소, 세계무역기구(WTO) 재편 등이 꼽힙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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