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혼인 21.4만 사상최저
거리두기 집합금지 여파
결혼식 미룬 탓 있지만
집값 폭등·고용 참사 인한
사실상 결혼 포기가 많아

아이클릭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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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혼인건수가 통계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감소폭도 10.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19 팬데믹(대유행) 탓에 결혼 자체를 미룬 이들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일자리 구하기와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이 극에 달하면서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삼포세대'가 늘어난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땅투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생망'(이 생은 망했다)는 한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혼인신고 기준)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1년 전보다 10.7%(2만6000건) 감소했다. 혼인율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보인 것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10.6%)를 기록한 이래 처음이다.

혼인율은 1996년까지만 해도 43만건에 달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38만대로 낮아졌고 2016년부터 20만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혼인율 감소율이 지난해처럼 10%대로 떨어지면 연말에 혼인건수는 19만건으로 10만대를 기록하게 된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뜻하는 조혼인 비율은 4.2건으로 지난해 대비 0.5건 줄면서 역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로 결혼이 많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면서 "최근 결혼 주 연령층인 30대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로, 주거나 고용 등 결혼 여건도 어려워지며 만혼·비혼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령대별로 보면 남자는 30대 후반 여성은 20대 후반에서 전년 대비 가장 많이 감소했다. 30대 후반 남성의 경우 지난해 혼인건수가 7000건(14.2%) 감소했고 20대 후반 여성도 전년 대비 7000건(9.1%) 줄었다. 실업률 증가와 함께 지난해 외국인 입국 급감으로 국제 결혼도 크게 줄어 30대 남성의 혼인건수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청년층(15세~29세) 실업자는 1만2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8.1%로 집계됐다. 지난 2월 청년층 실업률은 10.1%까지 치솟았다.

특히 30대 마저도 실업률이 3.8%를 기록했다. 1년 새 1.1%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30대 실업자수는 20만8000명으로 2019년 동월 대비 35.1%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대졸이상 실업자는 44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1% 늘었다.

결국 "혼자도 먹고살기 바쁜데 어떻게 결혼하느냐"는 게 전문가들이 보는 '삼포세대'의 문제점이다.

한편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은 10만5000건으로 전년 대비 8000건(35.1%) 감소했다. 지난해 대비 외국 여자와의 혼인건수는 베트남(-53.3%), 중국(-30.8%), 태국(-15.4%) 순으로 줄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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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혼인·이혼 통계, 연도별 조혼인율과 혼인건수(자료:통계청)
2020년 혼인·이혼 통계, 연도별 조혼인율과 혼인건수(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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