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으로 3시간20분 진행
사업현안·경쟁우위 등 질문 봇물
現경영진 연임안엔 90%이상 찬성

17일 '제52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된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17일 '제52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된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디지털타임스 박정일·김위수 기자] 17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는 주주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약 3시간 20분간 진행됐다.

코로나19 이후 개인 매수세가 활발해져 200만명이 넘는 '동학 개미'들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삼성전자의 사업과 경영 방향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이 커진 모습이었다.

주주들은 현장에서 경영진에게 직접 사업에 대해 질문하고, 회사의 경영에 대한 의견을 내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온라인 주총'으로 현장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도 삼성전자 측에 질문을 할 수 있었다. 이 과정은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때문에 주주들은 현장은 물론 온라인상에서까지 삼성전자의 경영활동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올해 파운드리 사업계획부터 타사와의 경쟁우위 요인 등 사업 관련 질문이 가장 많이 나왔다. 구속된 이재용 부회장의 해임과 관련된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도 쏟아져 나왔다.

일부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수감이 시작된 후에도 여전히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사회는 지금이라도 이 부회장 해임을 의결해 제대로된 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에서도 "법무부의 취업제한 통보,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정관에 따라 이 부회장이 사임하지 않는다면 이사회가 해임을 의결해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회장 해임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이 부회장이 직을 유지하는 것은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후보가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결과로 보고 있다"며, 연임안에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다른 주주는 외부의 독립적인감시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가 이 부회장의 거취에 대해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다수 나왔다. 본인을 개인주주라고 밝힌 A씨는 "삼성전자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 현재 있는 여러 임원을 비롯해 대표이사, 부의장, 의장을 비롯한 이사회 멤버가 그대로 있으면서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며 "이 시점에서 (이사회가)물러나고 하면 회사 발전에 대해 차질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주주 B씨도 "개인 회사에서 부회장 직위를 논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반박하는 등 시민단체와 개인주주들 간 갑론을박이 오갔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에 대해 "회사는 글로벌 네트워크나 미래 사업 결정 등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고려하고 회사의 상황과 법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후 이뤄진 김 부회장 등 사내이사에 대한 연임안은 90% 이상 찬성률로, 사외이사 연임안은 80% 안팎의 높은 찬성률로 가결, 통과됐다.

지난달 법무부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이 부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취업제한 대상자라는 절차상의 통보를 한 상태인데, 이에 재계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우 신규 취업 행위가 없으므로 취업제한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주총 현장에 참석한 주주는 900여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400여명만이 참석해 한산했으나 올해는 두배 넘게 인원이 자리했다.

주총이 시작된 9시에도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거리를 두며 대기하는 주주들의 인파로 수원컨벤션센터 로비는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에게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지급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2m씩 띄어 좌석을 배정했다. 주주 발언 시 사용한 마이크를 소독하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주총장 근처에 구급차를 배치하기도 했다.

수원= 박정일·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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