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콜라보 제품 잇따라 경쟁사 간 협업으로 인기몰이 CU - 대한제분 '밀맥주'가 원조 "참신하고 재미있는 기획 필요"
식품업계에 '특이한 콜라보'가 이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식품업계에 '특이한 콜라보'가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경쟁사들간의 협업 상품이 나오는가 하면 '골뱅이 맥주', '껌 맥주' 같은 엉뚱한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맛있지만 '뻔한' 콜라보레이션보다는 소비자의 허를 찌르는 독특한 협업이 개성을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의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유동골뱅이맥주'는 현재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동골뱅이맥주는 맥주 안주로 골뱅이가 인기가 있다는 점을 감안, 가공골뱅이 1위 브랜드인 유동골뱅이와 손잡고 내놓은 제품이다. 골뱅이 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세븐일레븐은 최근 롯데제과의 쥬시후레쉬와 콜라보한 '껌맥주' 쥬시후레쉬맥주를 내놨다.
수제맥주업계의 '재미 콜라보'의 원조는 CU가 곰표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과 손잡고 만든 '곰표 밀맥주'였다. 밀가루의 대명사인 '곰표'와 밀맥주의 콜라보가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면서 곰표밀맥주는 품귀 현상까지 벌어졌다.
최근에는 경쟁사간의 협업도 나타났다. 빙그레와 오뚜기가 자사 인기 제품들을 교차 콜라보해 선보인 것. 빙그레는 오뚜기 참깨라면을 자사 스낵인 야채타임에 더한 '참깨라면타임'을 내놓고 오뚜기는 빙그레 꽃게랑을 라면으로 만든 '꽃게랑 라면'을 선보이는 식이다.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치킨업계 1위 교촌과 손잡고 고로케, 간장치킨롤 등 콜라보 제품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타 브랜드와 손잡고 디자인이나 새로운 맛을 도입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브랜드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미지가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곰표 밀맥주는 밀가루와 밀맥주의 연관성이 상승 작용을 일으켰고 골뱅이 맥주는 술안주인 골뱅이의 이미지가 맥주와 어울린 데다 골뱅이 캔의 모습이 맥주캔과 흡사하다는 점도 재미를 줬다.
'특이한 콜라보'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CU가 곰표 맥주·팝콘에 이어 내놓은 말표 구두약 초콜릿과 GS25가 선보인 모나미 매직 스파클링 음료, 세븐일레븐의 딱풀 캔디 등은 아이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비판받기도 했다. 재미를 추구하다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에서 타 브랜드와의 협업은 이목을 끌 수 있는 아이템"이라며 "다만 최근 들어 수많은 콜라보 제품이 쏟아져나오는 만큼 참신하고 재미있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