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실무협상단, 여론조사일(17일) 전까지도 문항설정 두고 대립
吳 "그분들 '적합도' '경쟁력'아닌 새로운 것 또 들고 나와" 불만
安 '단일화 이후 합당' 선언에도 "막판에 다급하니 내놔…입당이 낫다" 일축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창간 55주년 기념 제30차 국민보고대회'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창간 55주년 기념 제30차 국민보고대회'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17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이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문항 협상 중 두 후보간 '유불리 조사'를 제안했다며 "지금까지 단일화 방식 중 한번도 정치 역사상 쓴 적 없는 걸 들고 나와 관철하겠다고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분들이 또 새로운 것을 들고 나왔다. 양쪽 후보를 대입해서 누가 유리하냐 불리하냐는 식으로 묻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 후보 측 제안이) 적합도냐 경쟁력이냐가 아닌 새로운 것이냐' '박영선(더불어민주당 후보)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누가 더 유리하다고 보십니까 같은 것이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확인했다.

앞서 국민의힘·국민의당 양당 단일화 실무협상단은 전날인 15일 밤까지 여론조사 방식 관련 쟁점 조율을 시도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고, 이날 오전 8시30분쯤부터 다시 만나 추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 문항에 후보자 당명을 넣을지를 두고는 이견을 좁혔지만, 야권후보로서 '적합도'를 물을지 대여(對與) '경쟁력'을 물을지가 여전히 최대 쟁점이라고 오 후보는 전했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전날인 15일 기자회견으로 사실상 '단일화 이후 국민의힘과 합당 추진'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선 "(합당 절차는) 단계로 보면 10단계가 넘고 300여개 가까운 당협의 세(勢) 분포를 갖고 협상해야 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는 그리 가능성을 높게 보지도 않고, 사실은 막판에 다급하시니까 내놓은 입장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단일화 하나 갖고도 이렇게 기한을 정해놓고 하는데도 쉽지 않은데, 합당이 무슨 기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양쪽의 지분 싸움이 치열하다"며 "말씀은 '지분 주장 안 하겠다'고 하는데, 그럴 거면 입당하는 게 낫다. 지금 당장이라도 입당하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텐데"라고 입당 요구를 거듭했다.

안 후보가 입당을 거부하며 '2번과 4번 한 표라도 더 모으려면 4번(국민의당 기호)을 달고 나가는 게 낫다'는 주장을 편 데 대해서도 오 후보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단일화가 돼서 시장이 되면 합당하시겠다면서 지금 당장 입당이나 합당을 하면 표가 떨어진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안 후보의 입당 거부를 "(여론조사 방식으로) '경쟁력'을 그쪽이 바라는 것이고, '적합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그는 안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야권 통합, 국민의당 합당 추진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선거 이후) 본인이 시장이 돼서 본인 중심으로 하겠다는 말로 들린다"며 "일이 그렇게 흘러가면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거기로 다 옮겨가겠느냐. 그렇게 되면 야권은 분열돼서 대선을 치를 확률이 더 높다"고 비판했다.

다만 오 후보는 여론조사 시한이 임박하고도 타결하지 못해 '단일화가 결렬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그럴 일은 없다"며 "최선을 다해서 합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여야 후보 3자 대결을 해도 오 후보가 해 볼만하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선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고 일종의 정치적 공세"라며 "그건 전혀 제 머릿속에 없다. 그런 일이 있게 되면 정말 재앙"이라고 단언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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