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 年 1%대 예금 수익률보다 높아 각광
높은 채권 비중으로 안전추구형 간접투자자에게 유리
은행권 가입자수 1년새 23% 급증… 잔액 49% 늘어나
파운트·에임·핀트 등 핀테크기업 투자모델도 큰 인기

(파운트 제공)
(파운트 제공)
코로나19로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인공지능(AI)가 펀드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로보어드바이저'에 돈을 맡기는 투자자도 크게 늘었다.

연간 수익률도 10~20% 수준으로 전문투자자 못지않은 투자 성과를 발휘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신뢰를 쌓고 있다. 특히 전문투자자보다 높은 채권 비중으로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투자모델로, 직접투자에 두려움이 있는 일반투자자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은행권 로보어드바이이저 가입자 1년 새 23% 늘어

지난해 말 신한·우리·하나은행의 로보어드바이저 잔액은 5847억 원으로 1년 전 3925억원과 비교해 49% 급증했다. 가입자 수도 15만6285명으로, 전년 대비 23% 늘어났다. 이중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2875억원의 자금이 새롭게 유입됐으며, 이는 전년(653억원) 대비 4.3배 늘어난 수치다. 신규고객 수도 50%이상 늘어났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조언가(Advisor)'를 합친 말로, AI를 활용한 투자 분석?투자를 일컫는다. 오랜 기간 축척한 주식 흐름과 전문투자자의 투자 전략 등을 담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발생할 주식 흐름을 예측해 투자자에게 개인 성향에 맞는 자산 배분, 상품 설계 등의 투자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를 통해 고액자산가만 제공해왔던 전문자산관리서비스를 일반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문턱을 낮췄다.

이처럼 최근 은행권에서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가 늘어난 데는 연 1% 남짓한 예금 수익률을 만족하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로 비대면 금융 거래 비중이 상승한 점도 한몫했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가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부터다. 현재 신한은행은 '쏠리치', 국민은행은 '케이봇쌤', 하나은행은 '하이로보', 우리은행은 '우리로보알파', 농협은행은 'NH로보-프로'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수익률도 꽤 높은 편이다. 지난해 은행 펀드 포트폴리오 로보어드바이저의 평균 수익률은 연 10~20% 수준이었다. 올해 1월말 기준 신한은행 로보어드바이저가 추천한 공격투자·적극투자·위험중립·안정추구형 등 4개 투자 성향별 펀드 포트폴리오의 1년 누적 수익률은 5.93~19.05%다. 비록 지난해 코스피지수 상승률(28.3%)에는 못 미치나, 직접투자가 부담스러운 고객에게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현재 예금금리가 연 1%가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연 6% 가까운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하다. 직접투자와 달리 높은 채권 비중도 안정추구형 투자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자처로 볼 수 있다.

또한 은행 로보어드바이저는 펀드판매 수수료 외에 별도 추가 서비스 비용이 없다는 점에서 가입 무턱이 낮다. 최소투자금액 10만원만 있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 성향에 맞춰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고 있다. 실시간으로 운용 성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3개월 단위로, 또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큰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리밸런싱을 제안해 사후 관리도 받을 수 있다.

◇파운트·에임·핀트 등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도 각광

은행권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뿐 이니라 핀테크 기업이 운영하는 로보어드바이저도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가 지난 2019년 출시한 AI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 '핀트(Fint)'는 지난해말 누적 가입자 수 33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2019년 대비 11배 성장한 수치다. 누적 투자일임 계약수도 17배 이상 오른 7만2000건을 달성했고, 투자 일임 자산(AUM) 역시 9배 성장한 312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핀트는 늘어나는 고객들을 관리하기 위해 '꾸준히 차곡차곡', '꾸준히 목표달성'과 같은 다양한 금융 서비스도 추가로 선보이고 있다. 또한 BC카드로부터 지난달 2일 99억원의 투자와 함께, 향후 고객의 다양한 투자처 확대 니즈에 맞춰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내놓기로 서로 협력했다.

인공지능 투자 전문기업 파운트도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10일 기준 파운트 연금에 1년 이상 투자 중인 투자자들의 누적 연환산수익률은 공격형 17.22%, 성장형 15.55%, 중립형 12.52%, 안정추구형 6.80%, 안정형 5.18%로 집계됐다. 1년 이상 투자한 고객 중 손해를 본 이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가입자는 30대가 39.4%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27.6%, 20대 24.5%, 50대 7.9%, 60대 0.6% 순으로 나타났다. 절세혜택과 노후준비를 동시에 하려는 똘똘한 재테크족들이 늘면서 젊은 세대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핀테크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 기업 에임도 지난달 누적 계약자산 5000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주식투자 열풍으로 재계약 자산이 급속히 증가하며 전체 계약자산이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에임은 브랜드 정체성, 탄력적인 자산배분 기술 경쟁력 및 안정적인 수익 성과에 만족한 고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계약 자산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에임의 누적 사용자 수는 64만명에 달한다.

현재 에임은 알고리즘 '에스더'로 구현된 모바일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77개국 1만2700여개 글로벌 자산에 분산투자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발빠른 시장 변화 감지로 시장 위기 시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는 자산 재조정(리밸런싱)을 통해 수익률을 방어하고 있다.

김병탁기자 kbt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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