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우 ETRI 에너지환경ICT연구단장
이일우 ETRI 에너지환경ICT연구단장
이일우 ETRI 에너지환경ICT연구단장
최근 한국판 뉴딜, 그린뉴딜에 이어 '탄소중립'이 화제가 되고 있다. 테슬라, 애플 등 전기차 관련 회사들의 주식이 연일 큰 폭으로 변동성을 보이며 시장에 뜨거운 화두가 되는 것이 그 증거다. 2017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국가 총 배출량은 7억 910만 톤에 달했다. 세계 7위 규모라고 한다. 이 중 전력, 열 등 에너지 부문이 87%나 차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는 지난해 말, 국무회의를 통해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24.4%로 대폭 줄이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심의 확정한 바 있다.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화불화탄소 등 주로 우리 생활이나 제조업을 통해 배출된다. '탄소중립'이란 인간이 생산과 소비활동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를 흡수 또는 절감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0)'화 하는 것이다. 그러면, 온실가스를 어떻게 줄일까? 실효성은 적지만, 태양열을 대기권에서 차단하는 등 지구공학적 기법으로 줄이는 방법이 있다. 숲 조성을 통해 온실가스를 흡수해 주는 방법, 발생한 온실가스를 수집, 활용, 전환하는 방법, 그리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에너지 절감과 효율화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법 등이 있다. 특히, ICT는 탄소중립 정책 추진을 위한 구심점, 린치핀(linchpin)이 되기에 적용을 강화하고 혁신 기술을 갖추기 위한 신규 수단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탄소중립 추진에 있어서 가장 큰 효과는 에너지 효율 향상을 통한 탄소량 감축방법이다. 따라서 고효율 기기와 에너지관리시스템 고도화 및 확산, 수요자원 시장 개선, 에너지저장장치 보급 확대 등 기존 수단의 이행력 강화가 꼭 필요하다. 특히, 현존 기술의 지속적 개선을 통한 에너지 효율화, 최적화 기술 등 기술성숙도 증대와 체계적인 관점에서 신시장 개척과 기술적 혁신의 시도가 요구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에너지 생산-저장-소비 전 주기에 걸친 다양한 에너지 실세계 시스템들을 가상 컴퓨팅 공간에 재현하는 '지능형 에너지 디지털 트윈 구현'을 제시해 본다. 디지털 트윈이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로써 수집된 다양한 에너지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효율 최적화나 설비 예지보전, 통합수요관리 등 체계적인 사전 예측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하면 실세계 에너지 시스템들과 연동하고 또 타 산업과 연계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유로운 디지털 트윈 공간에서 정보를 서로 공유해 보고 시스템을 통합해보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연구진도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량예측 기술, 블록체인을 연계한 전력 중개 플랫폼 기술, 에너지 다소비 공장에너지관리 시스템 기술 등을 개발, 탄소중립의 지속화를 통한 중소중견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같은 기술력을 활용해 필자는 IMF 구제금융 사태가 발생한 이듬해인 1998년 등장했던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운동'을 탄소중립의 해결책으로 다시 꺼내 보면 어떨까 한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통해 건물, 산업 분야 에너지를 최대한 아껴쓰자. 태양광 설치 후 남는 에너지가 있다면 그 정보를 교환해 이웃들과 나눠쓰자. 아울러 변동성이 높은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예측을 잘해 안정적인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만들어서 바꿔쓰자. 도시 냉·난방 발생 폐열은 다시 건물 에너지로 공급해 최적화시켜 다시 쓰는 것이다. 즉, ICT를 적극 활용하는 '디지털 에너지 아나바다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환경, 기후변화, 온실가스 문제는 불확실성이 높고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완벽하게 파악하고 준비하며 실행하는 것은 극히 어렵다. ICT는 그동안 많은 분야에서 사회문제 해결의 중심에 서 왔다. 필자는 그린뉴딜 분야에서도 ICT가 중심이 되어 탄소중립 디지털 탈바꿈의 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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