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체회의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체회의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중국 시장이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들면서 이제 국제적 관심은 바이든 미국 정부와의 갈등을 중국이 어떻게 풀어갈 지에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통상정책 기조가 대화의 문을 열어놓으면서 동시에 압박도 가하는 '투트랙' 방식이라 앞으로의 전망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15일 한국무역협회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호주, 일본, 인도 등 4개국간 쿼드화상회의를 하고 '5G, 인공지능 등 신흥기술 표준 구축과 반도체, 희토류 등 필수 물자의 공급망 점검을 담당할 신흥기술워킹 그룹 출범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중국에 대한 어떤 환상도 갖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면서, 오는 18일 열리는 미·중 고위급회담에서 대 중국 관세나 화웨이 제재 등 수출통제조치 관련 논의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는 일부 화웨이 공급 업체에 대한 수출 허가 제도를 강화해 5G 기기 부품 등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 조치를 이번주부터 시작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러면서도 양국 고위급 회담에 대한 성과를 기대하는 유화책도 쓰고 있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 홈페이지에 따르면 CSIA는 전날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와 '미중 반도체산업 기술·무역 규제 업무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와 관련, SIA 측은 작업팀이 수출통제 완화를 위한 것은 아니며, 전반적인 무역문제에 대해 공개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역시 미국의 이 같은 투트랙 전략에 비난과 기대를 동시에 나타냈다. 자오리잔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기업들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은 물론, 미국 및 타국 기업들의 이익을 저해한다"며 "양국간 과학기술 교류 및 경제무역 협력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미국 측에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양국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서는 "대화를 통해 협력에 집중하고 이견을 조정하여 건전하고 안전한 양국 관계 증진이 가능하길 희망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무역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소위 '밀고 당기기'가 이뤄지고 있지만, 결국 미·중 패권다툼이라는 큰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 11일 끝난 양회에서 희토류를 비롯한 신소재, 로봇 등 8대 산업과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7대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해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가치 사슬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세우며 사실상 미국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공표했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이 올해 6% 안팎의 경제성장을 예상하는 등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회복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수출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지금처럼 중국 제조업에 의존하다 자칫 종속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중국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내부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그러나 반도체나 배터리와 같은 산업은 육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중국과의 극한 대치보다는 긴장과 완화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기술 자립도가 향상되면서 중간재 수입의존도 하락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중국이 필요로 하는 고급 중간재 생산을 위한 기술혁신을 가속화하는 한편,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 방안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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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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