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직원 평균 연봉, 지난해 11% 상승
시중은행 성과급 포함 4~5% 증가 그쳐
토스 운영 비바리퍼블리카, 전 직장 연봉 1.5배 제공

정보기술(IT)업계 인재 유치전이 빅테크 기업들이 진출한 금융권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직원 연봉 인상폭이 시중은행을 두 배 이상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몸집 줄이기에 들어간 기성 금융사와 달리 직원 수도 크게 늘었다.

15일 각 은행이 공개한 지난해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7900만원으로 전년보다 800만원(11.3%) 늘었다. 직전해 증가액 500만원(7.6%)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차보고서를 공개한 시중은행이 일회성 비용인 성과급을 포함해도 4~5%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금융권 후발주자로써 경력직 위주의 개발직군 중심 채용을 진행한 결과다. 카카오뱅크는 아직 신규 채용을 진행한 적이 없다. 주로 IT기업 또는 기성 금융사에서 검증받은 인재를 수혈하다보니 임금 상승을 유인책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IT 관련 개발직군 비중이 전체 인력의 절반에 육박해 20% 정도인 시중은행보다 많은 영향도 있다.

조직 규모 역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말 임직원 수는 913명으로 1년전보다 127명(16%) 늘었다. 지난해 5대 은행이 2500여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슬림화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도 세자릿수 채용을 진행하기 지난 1월부터 부문별로 경력 개발자 공개 채용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개발직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에서 정규직을 채용하면서 평균 임금이 상승했다"며 "추가로 100명 이상을 채용을 계획하고 있어 연내 임직원 규모가 1000명을 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가칭)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토스인슈어런스), 결제(토스페이먼츠) 등 각 금융법인에 300여명 규모의 인재를 충원할 방침이다. 정규직 입사자에게는 1억원 가치의 스톡옵션과 전 직장 연봉의 1.5배를 주는 보상정책을 적용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개발자 초임을 5000만원까지 인상하고 경력이 하루만 돼도 개발 분야 지원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개발 역량과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고루 갖춘 인재가 귀하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시중은행의 임금 인상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직원 1명당 평균 연봉은 1억400만원으로 전년보다 5.1% 늘었다. 지난해초 지급된 2019년도 성과급이 포함돼 이를 제외할 경우 증가분은 크지 않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4.1% 늘어난 9500만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내달 공시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확산에 따라 은행들이 조직 규모 축소를 위해 신규 채용을 줄이는 추세"라며 "자유로운 조직 문화가 강점인 빅테크 기업이 높은 보수까지 제공한다면 당분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전경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전경 (카카오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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