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여당 지도부의 '변창흠 경질론' 진화에도 불구하고 '변창흠 사퇴론'의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의 불똥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과 4·7 재·보궐선거 등으로 퍼질 기미가 보이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책임지고 조기 수습해야 한다는 기류가 생성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합동조사단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변 장관은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국민적인 감정과 심정이 어떤지 알고 있다. 어떤 조치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에게 국무위원 해임을 건의할 권한을 갖고 있는 정 총리가 변 장관에 대해 강력한 인사 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권에서도 변 장관을 겨냥한 책임론은 계속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장시장 상인 현장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변 장관 책임론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변 장관이 자리에 연연하는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느 경우에도 책임 있게 처신할 사람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 선대위원장은 "지금은 국민의 신뢰, 정책 자체 일관성 등과 종합해서 고려하고 싶다"고 전제했으나 "공직자가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다면 명예와 기대이익을 잃고, 경우에 따라선 자리마저 잃을 수 있다는 정도로 단호한 조치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LH에 대해서는 해체에 준하는 정도의 대대적인 개편과 개혁을 검토해야 한다. 업무와 정보를 분산해 견제와 감시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당이 미적거리거나 하는 일이 없으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 선대위원장이 비록 당 대표에서 물러나긴 했으나 변 장관 경질론을 일축한 당 지도부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변 장관 책임론에 힘을 보탰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변 장관이 LH 사장 재임 시절 지휘책임이 있거나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져야한다"며 "조사결과에 책임지는 자세가 변 장관과 국토부에 필요하다"고 일침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당 차원에서 (변 장관 경질 등을) 논의한 바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의 대권잠룡으로 분류되는 김부겸 전 행전안전부 장관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김 전 장관은 전날인 10일 'MBN 뉴스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변 장관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김 전 장관은 "LH 투기 의혹과 관련해 여권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죄송하고 정말 낯을 들 수 없다"며 "(LH 투기 의혹은) 변 장관이 LH 사장일 때 일어났던 일들이다. 고위공직자는 그런 (책임지는) 자세로 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여권에서 변 장관을 향한 날선 반응이 나오는 것은 변 장관이 자초한 바가 크다. 변 장관은 앞서 LH 전·현직 임직원들이 신도시 투기에 연루된 것과 관련해 "개발될지 모르고 땅을 산 것"이라는 취지로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가 물의를 빚은데다 지난 9일 국회 국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LH직원들이 공공택지 개발을 모르고 투자했을 것이라고 한 발언이 진심이냐"고 묻자 "내가 아는 경험으로는 그렇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여권 내부에서도 변 장관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지만 지도부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에서 변 장관 경질론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 "(변 장관 교체는)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2·4 주택공급대책을 주도하고 있는 국토부 장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조사결과가 전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의) 거취를 이야기하는 것은 이른 것 같다. 조사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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