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료제 중간성적표 윤곽 셀트리온, 지난달 의료기관 공급 종근당, 내달중순 허가여부 결정 녹십자·부광, 막바지 단계 속도 일양약품, 임상3상 시험서 실패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중간 성적표가 드러나고 있다. 셀트리온, 종근당 등 두 기업은 조건부 허가를 받았거나 심사단계에 접어들어 가장 앞서있고, 녹십자, 부광약품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속속 조건부 허가를 승인 받거나 심사를 받고 있다. 또한 조건부 허가 신청을 목전에 둔 기업도 이어지고 있다.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체인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의 경우, 지난달 17일부터 국내 의료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유럽에서도 유럽의약품청(EMA)이 이 제품에 대한 정식 품목 허가를 위한 '롤링 리뷰'를 진행 중이며, 빠르면 2~3개월 안에 렉키로나의 현지 품목허가 승인이 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도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사전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러시아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한 종근당의 '나파벨탄'에 대한 식약처 조건부 허가 심사도 시작됐다. 이는 종근당이 최근 코로나19 치료에 관한 효능·효과를 추가하기 위한 변경허가 신청을 식약처에 제출한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등을 40일 이내에 신속히 허가하겠다는 식약처의 방침에 따라, 늦어도 내달 중순에는 나파벨탄에 대한 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종근당은 나파벨탄의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영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 다수의 국가와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GC5131A) 조건부 허가 신청이 예고되어 있다. 회사는 현재 임상 2상 결과를 도출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임상 2상 데이터 도출을 끝내고, 조건부 허가 신청까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사 중 가장 먼저 임상에 진입해 주목받았던 부광약품도 막판 속도를 내고 있다. B형간염 치료제인 '레보비르'를 경구형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 회사는 지난달 말께 임상2상 환자 대상 약물 투약과 관찰을 마쳤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데이터 정리를 완료한 후, 관계기관과 앞으로의 진행방향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광약품은 미국 FDA로 부터 레보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2상 계획도 승인받았다. 회사는 최대한 신속히 현지 임상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풍제약도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 최근 임상 의료기관 수를 기존 10개에서 13개로 늘렸다. 오는 4월께 2상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K-치료제' 개발 레이스에 제동이 걸린 곳도 있다. 일양약품은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코로나19 임상 3상 시험에 실패했다. 러시아 제약사 알팜에서 진행한 해당 임상에서 슈펙트의 주성분인 '라도티닙'이 표준 권장 치료보다 우수한 효능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췌장염 치료제인 '호이스타정'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대웅제약은 '허가초과사용'을 통해 해당 제품이 의료현장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호이스타정에 대한 허가초과 사용을 '불승인'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이 호이스타정을 코로나 증상이 발현된 3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호이스타정을 투여하는 것을 검토해, 심평원에 제출했지만, 심평원은 '불승인' 통보했다. 제출된 자료의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 심평원의 판단이다.
허가초과사용은 개별 종합병원 내 의결기구인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가 기존 시판 의약품을 원내에서 '허가사항 외 용도'로 처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여부를 자체 심사해 결정하는 제도다. IRB에서 '본원에서는 호이스타정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쓰겠다'고 결정해, 식약처의 검토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비급여 허용'까지 받으면, 해당 병원에서는 호이스타정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