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본부장 “HRDK의 출발과 발전에 함께할 수 있어 기뻐” “직업전문가로서의 활동 영역 넓혀나갈 것” 한 직장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0년 넘게 책임감 있게 일을 하고,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지난달 말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인력본부장직을 끝으로 퇴임한 이연복 본부장의 이야기다. 이 전 본부장의 40년 직장생활을 마무리 하는 소회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 전 본부장은 지난 1979년 한국산업인력공단 전신인 한국기술검정공단에 입사해 40여 년 간 인적자원개발 전문가로서 활약했다. 공단에서는 검정계획팀장, 인재개발팀장, 기획평가팀장, 정보화지원국장, 글로벌일자리지원국장, 직업능력국장 등 공단의 거의 모든 직무를 맡았고, 국제인력본부장을 마지막으로 40여 년 직업전문가로서의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의 공단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41년 7개월 동안 몸담았던 직장에서 병가나 장기휴가, 장기교육 한 번 없이 근속하며 공단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그가 공단 생활을 마무리 하며 직원들에게 전한 두 가지 당부 속에서도 공단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그는 퇴임사에서 직원들에게 "한국산업인력공단이 하는 일에 대해 최상의 가치를 가져달라"며 "전문가로서의 자존감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스스로 키우기를 바라고,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는 공단의 미션을 잃지 말라고도 했다.
사진- (前)한국산업인력공단 이연복 본부장
40년 넘게 공단에서 일하며 가장 보람이 있던 일은 무엇이었나?
지금과 달리 80년대만 해도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은 공단에 자격증을 직접 받으러 왔다. 자격증도 컴퓨터가 아닌 수기로 써주던 시기였다. 당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은 우리가 건넨 증명서를 받으면 매우 기뻐하며 환호했다. 당시는 대학진학률이 30% 남짓한 시대였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직업인으로서 또 다른 삶을 꿈꿀 수 있던 때였다. 그래서 그들은 자격증 하나에도 너무나 기뻐했고, 그들의 기쁨에 우리도 함께할 수 있어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다.
그리고 공단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산업인력 양성 및 공급을 통해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산업이 발전하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자부한다. 또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업무도 중요한 영역인데, 청년들이 공단의 지원과 알선 등으로 해외로 나가면 만족도도 매우 높고 현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올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베트남이나 인도에 나가는 청년들은 그 나라와 기업이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이고, 그 성장에 자신들도 함께할 수 있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이런 후기를 들을 때마다 나도 큰 보람을 느꼈다.
공단에서 일하면서 어떤 성과를 냈나?
우선 오랜 기간 공단에서 일하다 보니, 공단의 업무 중 해보지 않은 분야가 없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어떤 것 하나를 짚어 성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조직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 공단에서 6년 넘게 지원업무 분야에서 팀장으로 일했다. 당시 예산과 조직인력 확보를 위해 팀원들과 노력했던 일이 생각이 난다. 그리고 국제인력본부장으로서 해외취업 인력 확보를 위해 애썼고,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
그런데 성과보다도 아쉬운 점이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2006년 당시 자격취득자 경력관리 시스템 마련을 위해 힘썼지만 제도화하지 못했고, 공단이 더욱 현장중심적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HRD종합서비스센터를 시범운영했다가 중단된 것도 너무나 아쉽다. 지속적으로 운영해 지금까지 왔다면 완전히 정착해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앞으로 공단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공단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관으로 거듭나야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자격증 분야에서는 불만이 많이 접수된다. 모든 불만 사항을 다 해결해줄 수 없다. 과거 공급자 위주의 프로그램이나 제도에서 벗어나 수요자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과 제도의 개발이 필요하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함께 가는 공단으로 거듭나면 분명 지금보다 더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기술발전에 따른 산업사회의 변화에 부합하도록 공단에서 지원하는 서비스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또 내부 직원들의 역량 강화도 필요하고, 직원들이 더욱 전문가로서 넓게, 그리고 높게 활동할 수 있는 공단이 되어야 한다. 공단의 주인은 국민이고, 공단을 이끌어가는 것은 내부의 직원이다. 내부의 직원이 주인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배려하고 사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정책 방향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공단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직원들이 최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최고가 된다는 말은 직업인으로서의 분명한 가치관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점을 깨닫고 전문가로 거듭나야한다는 의미다.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일은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이다. 전문가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고 소신 있게 업무를 수행한다면 내부에서도 최고책임자가 나올 수 있고, 공단이 한걸음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고졸 출신 직업인으로 시작해 산업경영공학박사까지 취득해 직업전문가로 활약한 이연복 전 본부장. 최근 공단 이사장 도전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는 내부의 직업전문가들이 언젠가는 공단의 최고 책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 《잡택트》에서도 밝혔다시피, 4차 산업시대 청년들의 직업 선택에 도움을 주고, 청년들이 가치 있는 직업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직업전문가로서 제2의 여정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