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김영춘 후보가 8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했다.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성 비위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귀책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를 공천해 선거를 치르게 된 상황을 후보로서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진정성 없는 보여주기식 사과'라고 반발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안국동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여성 정책 브리핑'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며 "피해자가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 역시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최종후보 확정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는 민주당 전임 시장의 잘못된 행동으로 치르게 됐다"며 "특히 오늘은 113주년 세계 여성의 날이다.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과 시민 여러분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민주당이 귀책사유가 있는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던 당헌·당규를 개정하면서까지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 공천을 확정한 것에 대해 야당과 여성계의 질타가 쏟아지자 조기 진화 차원에서 후보가 직접 사과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후보의 사과에도 야당은 '출마 자체가 2차 가해'라면서 공세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박 후보의 사과와 관련해 "출마선언 이후 40여 일 만에 나온 늦어도 너무 때늦은 사과"라며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여성정책 공약을 발표하다 보니 부득불 구색 맞추기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진정성 없는 사과에 분노한다"며 "(박 후보가) 양심이 있으면 '피해호소인 3인방'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세 사람을 캠프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또 박 후보에 대해 "전임 시장 장례식은 물론 장지까지 따라간 사람"이라며 "출마 자체가 2차 가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후보 측은 안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박 후보는 박 전 시장의 장지에 간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왼쪽부터)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박영선 민주당 후보,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서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