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와 동시에 대권 여론조사에서 1위로 등극하면서 '정권교체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에서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가 여야의 대선 릴레이 판도를 흔들 태풍급으로 발전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8일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TBS 의뢰·조사기간 5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윤 전 총장은 32.4%를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다. 불과 한 달여 전인 지난 1월22일 실시한 KSOI의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4.6%에서 32.4%로 무려 배가 넘는 17.8%포인트가 상승했다.
지난 조사에서 1위였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24.1%로 0.7%포인트 올랐으나 2위로 내려앉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포인트 내린 14.9%로 3위였다. 이어 무소속인 홍준표 의원 7.6%, 정세균 국무총리 2.6%,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2.5% 순으로 집계됐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그동안 검찰총장이라는 애매한 정치적 지위를 갖고 있던 윤 전 총장의 사퇴가 지지자들에게 확실한 '정치 입문'의 신호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지난 4일 사퇴 이유로 '문재인 정권이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 '반문(반문재인)' 진영의 선봉으로서 존재감을 각인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 평가층, 보수성향층, 50대와 60세 이상, 서울과 대전·세종·충청, 대구·경북, 가정주부층에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KSOI가 윤 전 총장의 사퇴 발언에 대한 공감도 조사를 한 결과 절반이 넘는 56.6%가 공감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의 급부상은 우선 야권에 정권탈환 기대감을 주고 있다. 윤 전 총장이 당장 정계에 뛰어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권에 넘어가 있던 대선 주도권이 야권으로 넘어올 토대를 다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에 대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1위 등극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사퇴 컨벤션 효과에다 야권 경쟁자가 없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뿐이라는 게 이유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지금은 윤 전 총장의 선전에 반색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윤 전 총장을 국민의힘 대표주자로 인정하고 후방지원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윤 전 총장과의 동행 가능성에 대해 "저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며 "본인 판단과 의지를 먼저 밝혀야 이야기할 수 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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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격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