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총 대출자산 중 수도권 비중 84% 차지…서울 비중 58.4% 달해 대형저축은행 중심으로 비대면 영업 확대…중소형사 경영환경 더 열악해져 모바일·홈페이지를 통한 비대면 금융서비스의 확산으로 저축은행의 지역 간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예금뿐 아니라 대출 자산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저축은행에 집중되고 있다.
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총 대출자산(가계+기업)은 77조4754억원으로 약 2년 전과 비교해 19.3% 확대됐다.
이 기간 주택가격 안정으로 시중은행의 부동산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이 기간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자산은 2019년말 26조455억원에서 2020년말 31조5804억원으로 21.3% 확대됐다.
하지만 이 수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저축은행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저축은행 총 대출자산 중 수도권에서 차지한 금액은 65조738억으로 전체의 84.0%를 차지했다. 저축은행의 주수익원인 가계대출 역시 수도권 비중이 86.9%(27조4322억원)에 달했다.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 집중현상이 심했다. 총 대출자산 중 서울지역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8.4%였으며, 가계대출 기준으로는 65.8%에 달했다.
대출뿐 아니라 고객의 예·적금 가입도 수도권 저축은행에 집중돼 있었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이 보유한 79조1764억원에 이르는 수신자산 중 수도권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81.3%였다. 경기와 인천을 제외한 서울지역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4.2%에 달했다.
이는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다른 제2금융권과 비교해도, 저축은행이 높은 수도권 집중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총 대출자산은 각각 78조8559억원, 143조3211억원으로, 수도권의 비중은 31.8%, 43.6%였다. 예금자산 역시 수도권 비중은 각각 31.6%, 43.9%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도권 저축은행으로 예금과 대출 고객이 몰리는 데는, 다른 제2금융권 대비 모바일·홈페이지 등 디지털금융으로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서다. 현재 저축은행은 서울과 수도권 대형저축은행 중심으로, 개별 모바일앱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비대면 방식 활성화로 인해 신규 고객 유입도 수도권 대형저축은행으로 집중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간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지방 저축은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방저축은행간 MnA 규제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방저축은행간 합병만으로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추측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저축은행이 전산망을 새롭게 구축하는 등 디지털금융 전환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반면 지방저축은행의 경우 경영악화로 이를 투자할 여력이 부족한 상태이며, 지방 저축은행간 합병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가용자본이 적은 지방 저축은행이 독자적인 영업환경을 갖추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