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찰 이야기
최종걸 지음 / 다우출판 펴냄
최초의 불교 경전 '숫파니타파'에 이런 구절이 있다. "얕은 개울물은 큰 소리를 내며 흐르지만 깊은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른다." 오랜 시간 한자리에서 민초들과 함께 해온 사찰은 깊은 강물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다. 때문에 종교와 무관하게 잠시나마 지친 마음을 내려놓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다. 모든 이에게 열려있는 휴식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이 책은 저자가 5년간 사찰을 직접 찾아다니며 남긴 순례기라 할 수 있다. 불지종가(佛之宗家) 통도사를 시작으로 백제불교의 첫 도래지인 영광 불갑사, 신라불교 첫 개창 절인 도리사, 그리고 5대 적멸보궁, 3대 해수관음 성지, 삼보사찰, 미륵신앙 성지, 지장신앙 성지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고찰들을 담았다. 일반적인 기행 책과는 다르게 사찰에 얽힌 기이한 일화와 옛 이야기를 중심으로 기록한 만큼 구수하고 흥미롭게 읽힌다. 특히 우리민족의 오랜 발원과 고승들의 깨달음의 역사가 고스란히 들어있어 사찰문화유산 해설서 이상의 느낌을 준다.
저자가 불가와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 2년을 마치고 입대를 위해 고향에 내려갔을 때 일이라고 한다. 스님으로 계시는 외가의 작은할아버지를 만나면서 불연(佛緣)이 시작됐다고 한다. 인연은 친동생의 출가를 보는 것으로 이어졌고, 이제 저자는 천년 고찰을 세상에 알리는 책을 내놓았다. 저자는 독자들이 책을 통해 "마음을 쉬고 또 쉬며, 철로 된 마음의 나무에 꽃이 피기를 발원한다"고 밝혔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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