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도시재생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도시재생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서울 성동구 고산자로 성동구청 내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서울 성동구 고산자로 성동구청 내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호 2번이냐 4번이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에서 시작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 '출마 기호' 논쟁에 국민의힘 경선주자들까지 가세하면서 확대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이 '법적 문제' 등을 들어 단일후보가 기호 2번을 달지 않으면 당 차원의 선거 지원을 할 수 없다고 벽을 친데 이어 나경원·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도 3일 안 대표에게 야권단일후보가 될 경우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오 예비후보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기호 4번을 달면 선거에서 패한다는 김 비대위원장 주장에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럴 확률이 높다"면서 "유권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지금 당세가 확실히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나 예비후보도 같은 매체 인터뷰에서 "모든 당원, 또 국민의힘을 좋아하는 분들이 다 투표장에 열렬히 나가려면, 2번을 달지 않은 안 후보는 제약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나 예비후보는 또 "보궐선거라서 아무래도 투표율이 일반선거보다는 좀 낮지 않겠느냐"며 당의 '조직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자신의 단일화 이후 기호 4번 출마 구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무소속 후보를 더불어민주당이 지원해 승리한 점을 언급하면서 "(타당 후보 지원이)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 기호 3번인 정의당이 이번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 그래서 2번이 되든 4번이 되든 야권 단일후보는 2번째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안 대표는 "우리가 지금 후보 내는 게 목적이 아니지 않느냐"며 "'후보만 될 수 있다면 서울시장 선거 져도 상관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은 오히려 많은 국민들의 버림을 받고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안 대표는 이날 성동구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를 찾은 자리에서도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의 이해타산에 따라 정해진다면 아무리 야권 단일후보가 뽑히더라도 선거에선 질 것"이라며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한 방법"을 강조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이 주장하는 '시민참여 선거인단' 방식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기호 논쟁이 가열되자 김 비대위원장은 여론조사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용산구 서계동 도시재생사업 현장 방문 직후 기자들을 만나 "(안 대표가) 기호 4번을 갖다가 주장하면 4번과 2번의 후보를 놓고 일반시민에게 물어보는 것이 정상"이라고 맞받았다. 출마 기호까지도 최종단일화 여론조사를 통해 가려내보자는 압박으로 읽힌다. 그는 김 실장이 거론한 '시민이 참여하는 토론평가와 여론조사를 모두 포함하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도 "여러 방법 중 하나로 거론될 수 있지 않느냐"라고 말해 100% 시민여론조사를 주장해온 안 대표와 거듭 평행선을 달렸다. 양측은 서로 제1야당의 조직력, 후보 개인 경쟁력을 들어 '본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자'는 의견 충돌을 빚고 있지만, 사실상 내년 대선까지 바라보고 야권 대표성 등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는 주도권 다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 경선주자간 뚜렷한 의견 차이가 없는 만큼 4일 당 최종후보가 선출된 이후로도 야권 단일화 기싸움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기호기자 hkh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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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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