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자본주의'는 가능할 것인가?

최근 급부상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움직임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이 질문의 답이라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지난 1991년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공산사회주의'가 붕괴된 이래 방황을 거듭해왔다. 급속한 세계화 속에 세계의 부는 늘었지만 그 속에 전 지구적 빈부격차와 환경파괴 등의 문제는 고질화했다. 되풀이 되는 금융시스템 위기 속에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이 같은 자본주의에 대한 의미있는 토론들이 자본주의 경제 연구가와 기업가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되풀이해 열렸다. 가장 의미 있는 논의는 '제3의 길'로 명성을 날린 앤서니 기든스와 영국 정론지인 가디언지의 편집장을 역임한 윌 허튼의 토론과 지난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로 유명한 빌 게이츠의 연설로 촉발된 '창조적 자본주의' 논의다.

먼저 기든스의 토론은 지난 2000년 '기로에 선 자본주의'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당시 토론은 전지구적 자본주의 문제에는 전 지구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토론은 새로운 IT(정보통신) 기술 혁명에 강한 희망을 건 기든스와 '사적 이익추구'라는 자본주의 속성에 대한 회의적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허튼의 입장이 맞서며 진행됐다.

기든스는 IT 혁명으로 주주가치 추구 속에 자연스럽게 기업의 이해당사자들의 이익도 반영되게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 모든 변화를 일으키는 시스템은 통신 분야의 세계적 발전과 결합된 시장 자본주의"라며 "이 시스템은 어떤 도전도 받지 않으면서 세계가 경제 및 사회를 조직하는 수단으로 등장했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기로에 선 자본주의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다. 자본주의는 세계인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린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부의 대부분이 선진국에 쏠렸다. 선진국이 잘 살기 위해 망친 환경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빈국에 고통을 가했다.

지난 2008년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 연설은 이 같은 자본주의 현실에 대한 반성이었다. 당대 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의 반성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빌 게이츠의 연설은 지난 2008년 1월 24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이뤄진다. 제목은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었다.

'창조적 자본주의' 논의의 시작이었다. 빌 게이츠는 연설에서 기업의 사회적 기여 활동을 '사회적 인증'이라는 하나의 자산 가치로 만들어 보상해주자고 제안했다. 빌 게이츠는 본인 스스로 재산을 출연해 본격적인 사회활동에 돌입한다.

찬성의 목소리만큼 반대의 목소리도 컸다. 미국식 '주주가치의 문제'가 나왔다. 간단히 빌 게이츠 제안은 '주주가치의 훼손'이라는 것이었다.

이제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2021년 이제 새롭게 ESG 자본주의 논쟁이 불붙고 있다. 과연 ESG는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인가? 그래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것인가? 모두가 지켜보는 이유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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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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