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입 공매도 사후처벌 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불법 공매도 차단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투자자의 경우 공매도 주문을 받는 증권사의 결제이행 여부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사한 무차입 공매도가 재발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4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해외 소재 금융회사 10개사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 금지 위반 사유로 총 6억8500만원의 과태료 부과를 의결했다.
이번 무차입 공매도 금지 위반 건이 주목을 끄는 것은 2018년 5월 적발된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GSI) 무차입 공매도 위반과 비슷한 시기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GSI의 무차입 공매도 발생 원인이 대차거래 수기입력이라는 우발적 요인이라면, 이번 사례는 잔고관리 소홀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적발된 A사는 보유 주식을 매도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매도한 주식을 잔고에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이 이뤄졌다. B사의 경우에는 주식을 실제 소유하지 않고 차액결제거래(CFD)를 통해 주가에 대한 차익만을 취득할 수 있음에도, 자신이 이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오인해 소유하지 않은 주식에 대해 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란 실제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당일 현금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 형태다.
증선위는 B사가 매도 대상 주식을 해당 계좌에 정상적으로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주의의무를 현저하게 결여한 채 주문을 제출해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A사와 B사의 경우 '소유하지 않은 증권의 매도' 주문을 제출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또한 이같은 무차입 공매도 주문에 대해 수탁자인 증권사가 사전 확인을 하지 못했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로부터 증권의 매도를 위탁받은 투자중개업자에 대해 공매도에 따른 결제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결제 이행이 염려되는 경우에는 공매도 위탁주문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08조제2항).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의 경우 매도 주문 시점에서 증권사가 보유잔고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없다"고 무차입 공매도 발생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무차입공매도 금지 위반에 대한 모니터링 주기를 현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고, 대차정보 보관의무를 신설했다. 오는 4월6일부터는 불법 공매도에 대해 과징금과 함께 형벌이 도입된다. 그럼에도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가 잔고 입력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결제정보가 불완전할 경우에도 공매도 주문과 거래 체결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차입 공매도 사전 차단을 위해 증권사가 실시간으로 체결정보를 파악하는 데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해외에서도 그런 시스템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해외에서는 대차거래 정보 전산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