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한 北 남성 軍 초소 피한 경위 등 두고 국방부와 미묘하게 말 달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4일 북한 남성의 '수영 귀순' 사건과 관련해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데에는 원인이 있지 않겠느냐"며 "경계의 허술함으로 인해 국민들이 안심하지 못하게 해 드린 데 대해 군과 안보 당국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서 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군이 첫날 (귀순자를) 최초 조사를 했는데 국정원이 발표를 못 하게 막았다고 국방부 장관과 관련자들이 인정했다'고 질문하자 "그 이야기를 저는 못 들었지만, 국정원이 귀순한 사람을 국민에게 빠른 시간 내 밝히는 것을 막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서 실장은 "우리 정부 들어서 군사 관련 귀순 등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투명하게 국민에게 알리는 원칙을 지켜왔고 소상히 지켜왔다"며 "북한에서 남쪽에 귀순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세계 어디에 가서든 그 사람을 데려오는 게 대한민국의 방침"이라고 했다. 국방부가 늦은 발표의 책임을 국정원에 돌리자 안보실이 군의 책임을 지적한 모양새다.
서 실장은 귀순한 북한 남성이 군 초소를 피한 경위에 대해서도 "사살될까 봐 그랬다거나 돌려보낼까 봐 그랬다는 이야기가 어디에서 흘러나왔는지 모르겠다"며 "날이 밝고, 주변을 확인한 다음에 행동하려 했던 건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 역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 국회 국방위에서 "군 초소에 들어가 귀순하면 '나를 북으로 다시 돌려보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민가로 가려고 했다고 한다"며 "군인들이 무장을 하고 있어 총에 맞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을 수 있다"고 했던 것과 거리가 있다.
다만 서 실장은 최종결과를 확인한 뒤 문제제기를 해달라고 야당에 당부했다. 서 실장은 "귀순자가 생기면 현장조치가 있고 이어서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을 한다. 중앙합신은 국정원만 하는 게 아니라 군이 더 많이 참여하게 돼 있다"며 "종합적인 팀이 합신해서 최종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그 평가 내용이 관계기관에 통보되고 그것이 조사한 결과로서 공식적인 발표를 거치게 된다"고 했다.
서 실장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귀순자가 사살될까 봐 민가로 갔다는)이야기가 어디서 흘러나왔는지 모르겠고, 안보실장인 저도 내용을 보고 못 받았다. 최종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다시 문제제기를 해도 좋겠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