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규제 대변혁' 토론회 신규사업 창출 힘들어지는데 넷플릭스 등 글로벌기업 활개 사실상 의원 발의 97% 달해 전문가 "자율적 규제 늘려야"
18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린 '대한민국 ICT규제 대변혁을 위한 토론회'에서 구태언 변호사가 발표하고 있다. 영상 캡처
지난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법안 중 73%가 규제 법안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타다 금지법', 'n번 방 방지법'과 같은 입법 규제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동안,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국내 시장을 놀이터 마냥 활개치고 다녔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대표 ICT 기업들은 플랫폼 규제 등이 족쇄로 작용해 신규 사업 창출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강제적이고, 역차별적인 규제를 강요하기 보다는 자치나 지침과 같은 자율적 규제를 통해 토종 기업의 규제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18일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경인교대 입법학센터, 규제개혁 당당하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관한 '대한민국 ICT규제 대변혁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심우민 경인교대 입법학센터장은 이날 '20대 국회 ICT 입법활동 평가 연구결과'라는 주제로 한 발표에서, ICT분야와 관련한 입법안의 성격이 신산업 창출보다는 규제의 성격이 강하다고 질타했다.
심 교수팀이 직접 ICT법 법률55건(법안 수 815건)을 직접 선정해 분석한 결과, 규제 법안의 비중은 73%에 달했으며, 비규제 법안은 2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규제법안 중 의원발의는 92%를 차지했고, 위원장 발의가 5%로 사실상 의원 발의가 97%를 차지했다. 정부 발의는 3%에 불과했다.
주요 ICT 법안 중 규제 법안의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기법을 적용한 결과, 1위는 정보, 2위는 사업자, 3위는 서비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 교수는 "국회에서 규제 중심적으로 담론이 만들어지는 있다"면서 "데이터마이닝을 한 결과, 사업자, 서비스에 대한 키워드가 많이 나오고 있어 주로 사업자나 서비스에 대한 법안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대 국회 ICT 입법 중 가장 좋은 법안과 가장 나쁜 법안 결과도 공개됐다.
가장 좋은 법안으로는 공인인증서폐지법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규제샌드박스법안, 데이터3법, 지능정보화기본법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나쁜 법안으로는 '타다금지법'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가짜뉴스방지법, 포털실검규제법, 넷플릭스무임승차법 등이 뒤를 이었다.
심 교수는 "공인인증서 폐지법 등은 불합리한 규제를 철폐했다는 점에서 좋은 법안으로 꼽힌 것 같다"면서 "가장 나쁜 법안으로 꼽힌 타다 금지법의 경우, 명확한 이해당사자의 논의나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효과성 분석 등이 안 된 상태에서 통과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구태언 변호사는 '대한민국 ICT규제의 현주소-코로나19 뉴노멀의 관점에서'란 주제로 발표한 자리에서 규제가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왔다고 강조했다.
구 변호사는 규제가 망친 산업의 예로, 클라우드 산업과 개인이동장치 제조업 분야를 꼽았다.
구 변호사는 "공공, 의료, 금융 분야의 클라우드와 관련해 10년 동안 규제 완화를 하지 못해 국내 시장이 초토화 됐다"면서 "그 사이 미국은 2010년 '클라우드 퍼스트', 영국은 2011년 공공조달 거버넌스 구축으로 클라우드 시장을 열어주는 등 신시장 창출에 적극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드 금지 규제 완화에만 10년 이상 걸렸다. 초 격차 시대에 10년은 너무나 큰 격차"라고 덧붙였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18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린 '대한민국 ICT규제 대변혁을 위한 토론회'에서 심우민 경인교육대학교 입법학센터장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