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암세포서 분비되는'Dilp8/INSL3' 초파리, 마우스, 암환자 등서 확인 거쳐 항암 및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 기여
유권 박사(왼쪽) 연구팀은 암 환자의 생존율을 떨어 뜨리는 섭식장애 유발 단백질을 찾아 발병 기전을 규명했다. 생명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암 환자의 생존율과 항암치료에 악영향을 주는 섭식 장애(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 원인을 밝혀냈다. 앞으로 암 환자의 항암치료 보조제와 일반인의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 등의 치료 전략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유권·이규선 박사 연구팀이 서재명 KAIST 교수팀과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암 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분비되는 'Dilps8/INSL3' 단백질이 암 환자의 섭식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암 세포는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암 분비인자와 염증유도인자를 분비해 정상 조직의 기능을 떨어뜨려 다양한 합병증을 유도한다. 암 환자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암 악액질 증후군'은 심각한 섭식장애와 체중감소 현상을 동반해 암 환자의 생존율을 저하시키고, 항암치료에 악영향을 미친다.
암 악액질은 일반적으로 소화기계 암 환자의 80% 이상에서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를 개선·진단하기 위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암 환자의 섭식장애 발생 원인에 대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초파리 암 모델과 RNA 전사체 분석을 통해 암세포에서 유래된 특정 단백질 'Dilp8 펩타이드'의 발현과 분비가 현저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 단백질은 뇌신경계에 존재하는 'Lgr3 수용체'와 결합해 섭식행동을 조절하는 신경호르몬의 발현을 조절해 초파리 암모델에서 섭식 장애를 유도한다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이 같은 현상은 암 유발 실험용 쥐 모델과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암 유발 실험용 쥐모델에서 'Dilp8 펩타이드'와 같은 인자인 'INSL3'이 현저하게 증가해 섭식장애를 유발했고, 암세포에서 분비되는 'INSL3' 단백질을 실험용 쥐 모델의 뇌에 직접 주입한 경우 먹이 섭취량과 체중이 줄어 들었다.
또 섭식장애가 나타난 췌장암 환자에게 'INSL3' 단백질의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암 세포에서 분비되는 INSL3 단백질이 뇌신경계의 식욕 조절에 신경세포에 영향을 줘 암 환자의 식욕을 감소시키고, 암세포 분비 물질인 INSL3 단백질이 섭식장애를 유도하는 중요한 인자로 작용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유권 생명연 박사는 "암 환자의 악액질 개선을 위한 의학적 수요는 매우 크지만, 치료제 개발 사례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섭식장애를 유발하는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 항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지난 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