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분의 3을 뒤덮은 최악의 북극 한파에 미국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사망자가 잇따랗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등 남부 지역을 강타한 겨울 폭풍은 물러갔지만, 새로운 겨울 폭풍이 다시 형성되면서 추가 인명·재산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숨진 사람이 텍사스 등 8개 주에서 최소 31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겨울 폭풍으로 수백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자 추위에 떨던 주민들이 자동차나 프로판 가스, 벽난로 등을 이용해 난방하려다 일산화탄소 중독, 화재 사고로 이어지며 사망자가 늘었다.
16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선 온기를 만들기 위해 차고 안에 시동을 건 차량을 장시간 방치했다가 2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했고, 휴스턴 지역의 할머니와 아이 3명은 벽난로를 켜다 화재로 이어지면서 숨졌다.
노숙자가 길거리에서 동사하거나 빙판길 낙상으로 사망하는 사람도 속출했다. 또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차량 추돌 사고와 각종 교통사고가 곳곳에서 발생해 현재까지 10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혹독한 추위에 따른 대규모 정전 사태도 계속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혹한의 추위가 미 전력망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수백만 명이 정전 사태로 피해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역대 최악의 정전 사태를 겪고 있는 텍사스주에선 270만 가구의 전력이 아직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텍사스주는 16일 한때 정전 규모가 430만 가구에 달했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 버지니아, 오하이오, 오리건주에서도 최대 10만 가구에 이르는 정전 상황이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악마가 온 듯한 추위"라고 표현한 이번 겨울 최악의 폭풍은 텍사스주 등을 떠났지만 추운 날씨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기상청(NWS)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큰 인명·재산 피해를 낸 겨울 폭풍은 물러갔지만, 새로운 겨울 폭풍이 이틀 동안 중남부와 북동부를 휩쓸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폭풍 경보가 내려진 지역의 주민은 1억명에 이른다.
기상청은 이번 폭풍이 텍사스 동부와 아칸소,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테네시 일대에, 18일에는 북동부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추위에 떨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 주민[AP=연합뉴스자료사진]
최악의 한파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빚어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16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전력 공급이 끊기자 연료용 프로판 가스를 충전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맹추위는 텍사스주의 발전 시설까지 멈춰 세우면서 이 지역 43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휴스턴 크로니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