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의혹을 깊숙이 파고들자 국민의힘이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포함해 전수조사를 추진하자고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이 불법사찰 의혹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4·7 재·보궐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정책의원총회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국정원 사찰기록 관리 등을 결정해주면 편할 것 같다"면서 정부·여당이 검토 중인 국정원 불법사찰 진상규명 특별법 등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전날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 60년 불법사찰 흑역사 처리 특별법'을 제안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특별법을 만드는 방식을 택할지 아닐지는 더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여당의 진상규명 공세를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불법사찰이) 이명박 정부 이전에는 없었겠느냐"면서 "과거에도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끌어들였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불법사찰 의혹 논란에 대해 박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에 비공개를 전제로 보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나섰다. 여당 대표까지 '중대범죄'라며 거들고 있다"면서 "노무현 정부의 국정원 사찰은 '개인 일탈'이라며 면죄부를 주면서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서류만 계속 꺼내드는 이유가 대체 무엇이냐"고 따졌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불법사찰 공격에 공격으로 응수하기로 한 것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줄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이명박 정부 당시 정무수석을 지낸 터라 불법사찰 의혹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반격카드로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불법사찰 의혹을 넓히면 국민의힘에 쏠린 시선을 분산할 수 있고, 역공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불법사찰 의혹을 사과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허영 대변인은 이날 "박 국정원장이 정보위 업무보고에서 '이명박 정부 국정원에서 직무범위 벗어난 불법 사찰이 있었다'고 발언했다"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불법사찰이 왜, 누구의 지시로, 무슨 목적으로 자행되어 왔는지 그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대변인은 "국민의힘에 경고한다"며 "지금은 정쟁보다 지난 이명박 정부의 불법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지난 불법 사찰에 대한 명백한 진상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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