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4 부동산 공급대책 발표일 이후 개발 지역 부동산을 취득하면 우선공급권(분양권)을 주지 않고 현금 청산키로 한 것에 대해 "헌법상 정당한 보상"이란 입장을 밝혔다. 대책 발표 후 아직 개발사업 지역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자유로운 부동산 거래를 막는 것은 엄연한 국민 재산권 침해로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논란이 일자, 이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정부는 그러면서 지난 2·4 약 83만호 주택공급 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공공주택특별법 등 관련 법안을 이번 주 국회에 제출하고 3월 법 개정을 마치는 한편 신규 공공택지 부지 선정을 오는 2분기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빌라촌 등 개발 예상 지역의 실수요자들이 정부의 공급대책으로 현금 청산하고 나와야 하는 등 피해를 입을 수 있고, 개발 지역 발표 전까지 실질적 부동산 거래를 막아 부동산 시장 불안을 더 조장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현행 토지보상법 체계상 기존 소유자 재산에 대한 보상은 현금보상이 원칙"이라며 "감정평가후 실시하는 보상은 헌법상 정당보상"이라고 주장했다.
홍 부총리는 "대책 발표일 이후 부동산 취득 시 우선공급권 미부여는 도심 내 대규모로 주택을 공급하면서도 사업 초기의 단기적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의 결과"라고 했다.
2025년까지 83만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물량을 너무 과도하게 계상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정비사업은 현행 공공재개발 2020년 공모 참여율이 25.9%였던 점을 고려해 5∼25%로 가정하는 등 물량산출의 기반이 되는 시장의 기대참여율은 보수적 관점에서 산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4 주택 약 83만호 공급대책 가운데 약 25만호 건설을 위한 신규 공공택지 부지 선정과 관련해 "2분기까지 후보지 발표를 완료할 것"이라며 "관련 법안을 이번 주 국회에 제출하고, 3월까지 개정을 추진해 6월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했다.
정부는 지난 2·4 공급대책과 관련해 공공주택특별법, 도시정비법, 소규모정비법, 도시재생법 등의 개정을 의원 입법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의 경우, 법 시행과 함께 후보지 선정이 시작될 수 있도록 후보 지역에 대해 2월부터 2∼3개월간 집중적으로 사업관계자 등에 대한 설명회를 열 것"이라며 "2·4 대책과 이미 발표한 물량을 합산하면 2025년까지 205만호의 주택이 공급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개발사업 지역이 미정인 상태에서 실수요자가 빌라를 사고 싶어도 앞으로 현금 청산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지 못하게 된다"며 "정부의 탁상 규제 대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고, 애꿎은 서민들의 내집 마련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해 열린 제1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