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부동산공인중개업소에서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대책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이 중개수수료율 조정을 둘러싸고 연일 갑론을박이 심해지고 있다. 작년 11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대국민 설문조사를 통해 중개수수료가 비싸다는 결과를 내놓은 뒤 논란에 불이 붙었고 급기야는 공인중개사가 허위 매물을 올려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켰다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파파라치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수수료 개편 권고를 받고 검토에 들어갔다. 국민권익위의 유력한 권고안은 현재 5단계인 중개수수료 요율 체계에 고가 구간을 많이 신설하고 저가 구간은 줄여 7단계로 만드는 1안과, 1안의 구간별 요율을 활용하되 매매는 12억원, 임대는 9억원이 넘으면 요율을 협의해서 정하도록 하는 2안이다. 예를 들어 14억원짜리 아파트를 매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수수료는 현재 최고 1260만원을 내야 하는데, 1안대로 하면 770만원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이 안건마저도 과하다며 수수료율을 더 조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이날 정부의 중개수수료 개선안을 분석한 자료를 통해 거래량이 많은 9억원 미만 구간 내에서 소비자의 중개수수료 부담이 가중된다고 밝혔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이날 "시세 2억∼6억 원 미만 부동산매매 시 중개보수 요율을 기존 0.4%에서 0.5%로, 6억∼9억 원 미만은 0.5%에서 0.6%로 이유없이 올렸다"며 "예를 들어 5억9000만원인 아파트를 매매할 경우 중개수수료가 기존 236만원에서 295만원으로 수수료 부담이 59만원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물가감시센터는 또 소비자가 공인중개사에게 중개 대상물을 소개만 받아도 알선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근거 규정을 신설하겠다는 권익위의 방안과 관련 "중개대상물을 자유롭게 선정하는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불만족한 서비스에 부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개수수료율 조정을 둘러싼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급기야는 허위 매물로 시장을 교란시키는 공인중개사를 근절하기 위해 파파라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청원 글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가 실제 매물 외에도 허위 중복매물을 추가로 더 등록하거나 거래 완료 또는 집주인이 거둔 매물에 대해서도 계속 등록하는 등 매물 부풀리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익제보자의 신고를 통해 허위 중복매물로 확인될 경우 이 매물을 올린 해당업소에 대해 매물 1건당 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제보자에게는 매물 1건당 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공인중개업계는 현재 부동산 허위매물을 정확히 판명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아, 파파라치 신고가 들어와도 정부가 이를 전수조사할 여력도 없다며 시스템 구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처음부터 없었던 매물인데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올린 매물이라면 당연히 허위매물이니까 처벌을 받아야 하는 부분인데, 처음엔 정상 매물이었다가 거래가 끝나고 허위 매물이 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예를 들어 A공인중개사무소에서 거래가 완료된 물건인데 B, C 공인중개사무소에는 그 매물이 그대로 있을 수 있다. 중개사가 집주인에게 수시로 매물 거래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허위매물을 근절하겠다며 공인중개사법을 개정했고 공인중개사들이 알아서 허위매물을 빨리 지우라고 조치만 했지, 허위매물을 어떻게 빨리 삭제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파파라치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신고된 매물을 일일이 전수 검사를 해야 하는데 매물이 한두 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또한 파파라치 제도가 도입된다면 이를 악용하는 사람도 있어 중개업에 상당한 피해만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