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정경부 차장
김미경 정경부 차장
김미경 정경부 차장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4차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맞춤형 선별지원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3월 중에는 4차 지원금 지급을 시작할 수 있도록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도 3월 중에 확정하기로 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4차 지원금 논의가 40여일 만에 윤곽이 나온 것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14일 연이어 국회에서 설 민심 기자간담회를 열고 3월 중 4차 지원금 지급을 공언했다. 이 대표는 "당과 정부가 4차 지원금 마련을 위한 추경 협의를 본격화한다. 이달 중 협의를 끝내고 3월 초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해 의결하는 대로 3월 안에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도록 서두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경기 진작용 지원(전국민 보편지원)은 코로나19 추이를 보며 협의하더라도 어려운 국민을 위한 맞춤형 지원은 넓게 두텁게 이뤄지도록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원래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맞춤형 선별지원과 전국민 보편지원을 병행해 추경에서 협의하자고 제안했었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돼도 경기가 금방 나아지지는 못한다. 민생과 경제에도 백신과 치료제가 필요하다"면서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 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추이를 살펴 지급시기를 결정하고 적절한 단계에서 야당과도 협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이 대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야당이 아니라 기획재정부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이 끝난 직후 자신의 SNS에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 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특히 "저부터 늘 가슴에 지지지지(知止止止)의 심정을 담고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왔고 또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지지지지는 도덕경에 나오는 글귀로 '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홍 부총리가 자신의 직을 걸고 전 국민 보편지원을 반대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민주당은 맞춤형 선별지원을 우선 지원하는 것으로 한 발 물러섰다. 이 대표는 다만 자신의 연설에서 "전 국민 지원은 코로나19 추이를 살피겠다"고 한 발언을 인용해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했다. 보편지원을 후순위로 미루더라도 맞춤형 지원 폭을 넓혀 대규모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곧 대선 출마를 위해 당 대표직을 내려놔야 하는 만큼 정부와 지루한 줄다리기 협상을 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임기를 끝내기 전 4차 지원금을 매듭짓는 게 중요하다.

어쨌든 당정이 불협화음을 끝내고 4차 지원금 논의를 한 단계 진전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논의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3월 중이라는 지급시기도 확정은 아니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3월 지급은 '관권선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주당이 선거와 별개로 4차 지원금 지급을 최대한 서두르기로 했지만 추경 심사·심의 과정에서 야당과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더욱이 전 국민 보편지원 카드도 여전히 살아있다. 기대감은 한껏 높아져 있는데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당정의 기준점은 너무 모호하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4차 지원금 전 국민 지급 공감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무려 68.1%가 '공감한다'고 했다. 2차·3차 지원금이 소상공인과 고용 취약계층을 위주로 선별 지급됐고, 코로나19 3차 재유행으로 전 국민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니 보편지원도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4차 지원금도 맞춤형 선별지원으로 결정됐으니 전 국민 지원을 바라는 여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 상황을 토대로 판단해보면 전 국민 보편지원 논의가 언제쯤 시작될지, 기재부가 그때는 반대의견을 내지는 않을지, 불확실한 것 투성이다. 불확실한 희망고문은 피로감을 높이고 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이 대표가 처음부터 전 국민 지원을 코로나19 추이를 살피면서 할 생각이었으면 당연히 기재부와의 사전 공감대 정도는 갖추고 발표했어야 하는 게 맞는다. 반드시 추진할 것처럼 밀어붙이다가 당정 간 갈등만 노출하고 그만 둔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도 민주당의 정책적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심의 밑바닥에 흐르는 미묘한 움직임이 하나 있다"면서 "자포자기와 체념"이라고 설 민심을 전했다. 새겨들을 말이다.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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