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의 신임 사장 공모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탈석탄·탈원전 등 굵직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맡아온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현 정부의 남은 임기를 고려해 연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최근 한수원에 정재훈 현 사장의 연임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정 사장의 임기(3년)는 오는 4월 4일까지다. 통상 공기업 사장을 새로 임명할 때는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후임 인선을 준비하는데, 한수원은 임추위를 구성하지 않고 있다. 정 사장의 최종 연임 여부는 한수원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산업부 안팎에선 정 사장의 연임을 일찍부터 관측해왔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검찰 수사와 신한울 3·4호기 처리 문제 등 원전 관련 현안에 대응하려면 정 사장이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2018년 4월 취임 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왔다.
김종갑 한전 사장도 연임이 유력하다. 김 사장은 오는 4월 13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한전 역시 후임 사장을 선출하기 위한 임추위를 구성하지 않은 상태다. 민감한 이슈인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이뤄낸 만큼, 후속작업을 마무리하려면 김 사장이 연임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전 산하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서부발전 등 발전 공기업 5곳은 지난달 사장 공모 절차를 시작해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각사 임추위가 최종 심사를 통해 후보를 추천하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와 주주총회를 거쳐 산업부 장관이 대통령에 제청하는 절차를 거친다.
남부발전 사장에는 이승우 전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전 원장은 27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산업부 자원정책실 에너지관리과 사무관, 지식경제부 정보전자산업과장, 산업부 산업기반실 시스템산업정책관 등을 지냈다.
동서발전 새 사장으로는 문재인 정부 첫 관세청장을 지낸 김영문 더불어민주당 울산 울주군 지역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동발전과 서부발전에는 한전 출신이, 중부발전은 내부 출신 인사가 물망에 오른다.
발전사 노조들은 이번 사장 공모와 관련해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발전사 5사 대표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탈석탄 정책으로 인해 마치 화력발전소가 환경오염의 주범인 양 호도되고, 이로 인한 고용 불안 위기와 만성적인 경영 적자에 시달렸다"며 "화력발전 공기업 사장은 단순 정권 차원의 보은 인사와 자리보전을 위한 비전문가 낙하산 사장이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은진기자 jine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