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제서야 고용위기를 실감하고 "민간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고용창출을 막는 '기업규제법'을 강행처리 한 주체가 정치권이라는 점에서,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외환위기 후 가장 심각한 고용위기 상황이 통계로 확인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90만개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졌고, 취업자 감소의 대부분을 일용직이 차지했다"며 "경제성장률은 반등세지만, 고용회복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58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8만2000명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128만3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역대급 고용위기 국면에서 예정된 고용대책을 넘어서는 추가 대책을 비상한 각오로 강구해달라"며 "4차 재난지원금 추경에도 고용 위기 상황을 타개할 일자리 예산을 충분히 포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민간 일자리 창출 지원 약속이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의 만류에도 지난해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강행 처리한 정부가 이제와서 어떤 지원책을 내놓겠느냐는 문제제기다.

최근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이 사의를 표한 것도 '귀를 막은' 정치권에 좌절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총 핵심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노사관계를 선진화하고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힘을 보태고자 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한 구조라는 데 엄청난 절망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재계에서는 기업이 '강제 고용'이라도 해야 하는 또 다른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고용 창출을 하려면 투자가 활성화 돼야 하는데, 정반대로 중대재해법 등 각종 기업규제로 오히려 국내 사업을 접어야 하는 지를 고민하는 처지"라며 "민간 일자리를 살리려면 정부가 적극적인 투자유인 정책과 친기업 활력제고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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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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