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월 임시국회內 처리 방침
산업재해 청문회도 22일 진행
69.5% "기업규제 강화 불만족
환경 악화에 경쟁력만 약해져"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상법, 공정거래법 통과시 기업의 경영권 위협이 커지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여야 할 자금이 불필요한 지분 매입에 소진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작년 9월 정치권이 개정 상법 및 공정거래법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 방침을 논의할 당시 6개 경제단체들이 공동으로 냈던 성명이다.

그럼에도 정부·여당은 끝내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강행 처리했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여기에 중대재해기업법 제정안까지 더해지면서 민간 기업의 투자·일자리 창출 의지는 사실상 꺾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여당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중소상공인을 돕겠다며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영업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 등의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자발적'으로 이익공유제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경우 기업 경영진들이 주주 재산권을 침해하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정부여당에 반할 수도 없고, 주주들에게 배임 혐의로 고발당할 수도 없고, 기업들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한다.

이 같은 법안이 차라리 '보여주기 식'이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기업 규제 압박은 현실로도 나타나고 있다.

오는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CJ대한통운, 쿠팡, LG디스플레이 등 9개 국내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을 불러 '산업재해 청문회'를 개최한다.

업계 일부에서는 출석 기업들의 기준이 모호하고 산업재해의 원인 규명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CEO들을 국회로 부르는 점 등을 들며 실효성없는 청문회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산재사고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 대책 마련보다 또다시 기업 면박주기 수준에 머무는 청문회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밖에도 기업규제법의 후폭풍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64개 대기업 집단 278개 상장사의 사외이사 898명 가운데 약 10%에 해당하는 84명은 재선임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기업들은 사외이사 모시기에 혈안이다. 지난해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는 6년(계열사 포함 9년)으로 제한된다.

사외이사 선임 뿐 아니라 상법개정안 내에 있는 소위 '3% 룰'도 걱정꺼리다. 오는 3월부터 시작하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외국계 자본들이 최대주주 3% 의결권 제한의 빈틈을 노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막판 수정으로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이 각각 3%씩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숨통을 열었지만,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막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 예를 들어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 3명이 회사 지분을 각 10%씩 보유하고 있다면, 각각 3%씩 총 12%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어서 헤지펀드들의 연합 공격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작년 말 미국 헤지펀드인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이하 화이트박스)가 LG그룹의 계열 분리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외국계 자본의 '기업침탈' 신호탄이 터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불만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벤처기업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15일 공개한 '최근 기업규제 강화에 대한 기업인 인식 조사'에서 정부와 국회의 기업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한 불만족('매우 불만'과 '불만' 포함) 비율은 69.5%에 달했다.

대기업의 불만족 비율이 96.5%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과 벤처기업이 각각 82.2%, 63.2%였다. 만족한다는 비율은 9.5%에 그쳤다. 불만 이유로는 '전반적 환경이 악화해 기업 경쟁력이 약화'(59.4%), '기업을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보는 반기업 정서 조장'(31.9%), '신산업 진출 저해 등 기업가의 도전정신 훼손'(3.8%) 등을 꼽았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불확실성에 기업 규제까지 더해지니 앞으로 국내에서 계속 욕 먹으면서 사업하는게 맞냐는 말이 심각하게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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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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