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야권 후보들이 서울시를 공동 운영하는 '연합 정부' 구상에 긍정적인 뜻을 밝히면서 연합정부론을 둘러싼 복잡한 수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짧게는 50여 일 남은 선거에서 중도보수 표심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길게 보면 정계개편까지 염두에 둔 '고차 방정식' 싸움을 야권이 어떤 방향으로 풀어갈지 주목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4일 국민의힘 소속 유력후보인 나경원 예비후보와 오세훈 예비후보가 잇따라 내놓은 서울시 공동 운영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상권을 둘러본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저는 초기부터 범야권 인재를 널리 등용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단일화에 대해 의지가 있고 진정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앞서 오 예비후보는 전날 안 대표와의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저는 중도 우파로 안 후보와 노선이 다르지 않다. 외국에는 연립정부 실험이 있지 않느냐"며 연합정부 구상을 직접 제안했다. 같은 날 나 예비후보는 한술 더 떠 여권 탈당파인 금태섭 후보,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까지 함께하는 '자유주의 상식 연합' 구축을 제안했다. 나 예비후보는 자신의 SNS에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권 교체와 대한민국 혁신"이라고 했다. 세 후보가 모처럼 연합정부 구상에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먼저 나 예비후보와 오 예비후보 입장에서 볼 때 국민의힘과 안 대표 모두에게 반감이 없는 중도 보수 표심을 확보하려는 '외연 확장 행보'로 풀이된다.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보수층 내에서의 분열이 심각하고, 중도층과 보수층이 한 데 섞이지 못하는 형국인 만큼 연합 정부를 제안해 승부수를 띄웠다는 것이다. 중도층의 맹주 자격으로 보수 '접수'를 노리는 안 대표의 주도권을 견제하는 성격도 있다. 안 대표가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로는 선두를 지키고 있는 만큼 연합정부가 야권의 판도를 바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궁극적으로는 단일화 경선 전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안 대표로 이탈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을 다시 불러오는 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안 대표 역시 비슷한 관점에서 보수층을 겨냥하는 차원에서 두 예비후보의 제안을 받아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나아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서울시장 선거 후에 일어날 수 있는 정계개편까지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입장에서 현 상황의 딜레마는 당 지지율은 높지만 정작 후보 지지율은 당 밖에 있는 인사들이 높게 나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를 들어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에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단독으로 정권을 가지기 힘들다는 인식이 국민들 가운데서 퍼진다는 걱정을 할 수 있다"며 "이를 돌파할 수단으로 정계개편 이야기를 하고, 그 일환으로 연합정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신 교수는 "누가 서울시장이 되느냐 여부보다는 누구로 단일화되느냐가 중요하다"며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가 돼서 이긴다면 정계개편이야기까지 나오지는 않겠지만, 제3지대의 후보가 단일후보가 된다면, 그 이후 변화할 정치판도가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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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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