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말부터 본격 투자 돌입
R&D건수 年 2.5배 증가했지만
특허 22건·논문 44건 성과 그쳐
국가 주도 발전·원천기술 필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해 원격근무·원격협업이 일상화하면서 디지털 트윈 도입이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국내 기술 수준은 선진국과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격차를 줄이고 혁신을 주도하려면 국가 주도의 발전전략과 세부적인 원천기술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공간에 현실 속 사물이나 시스템의 복제본을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함으로써 현실세계를 더 낫게 만드는 기술이다.

14일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디지털 트윈의 기술적 정의와 세부적 발전 5단계 모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 경쟁력은 선진국 최고수준(미국)에 비해 1.4년 뒤처친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트윈은 2016년 10월 가트너가 '2017년 10대 전략기술'에 포함시키면서 관심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관련 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 표준화 노력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6년 말부터 관련 관심이 커졌다. 우리 정부는 작년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10대 대표과제에 디지털 트윈을 포함시키면서 투자규모를 키웠다. 가트너가 작년 10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31%의 조직은 직원이나 고객의 안전을 위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내외 정부와 기업들의 관련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스마트 아메리카 챌린지'의 일환으로 새로운 일자리와 사업 기회, 사회·경제적 혜택을 만들기 위해 CPS(사이버 물리시스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CPS 기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한 제조혁신을 골자로 한 '디지털전략 2025', 영국은 데이터 공유와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사회·기업·환경·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국가 디지털 트윈' 구축에 나섰다. 제너럴일렉트릭, 지멘스, 다쏘시스템, PTC, 앤시스, 지멘스, SAP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디지털 트윈을 미래 사업 키워드로 정하고 솔루션과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KT가 2019년 12월 'AI 기가트윈'을 개발하고, 도시 인프라를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통해 예측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포스코건설은 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고, LG CNS는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했다. GS칼텍스는 여수공장 생산시설에 대한 디지털 트윈 기반 통합관제센터를 2030년 목표로 구축 중이고, LG유플러스는 디지털 트윈을 이용한 트랙터 원격진단 서비스를 선보였다.

디지털 트윈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미국이다. IITP가 2019년 8월 발표한 '2018년 ICT 기술수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술수준은 미국의 82.3%로, 기간으로는 1.4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대비 디지털 트윈 기술수준 격차는 유럽(7.0%), 일본(13.0%), 중국(16.7%), 한국(17.7%) 순으로 한국의 경쟁력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구진이 내놓은 연구성과의 양과 질도 미흡한 상황이다. IITP가 NTIS(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 R&D 과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디지털 트윈 관련 정부 연구과제 지원 건수는 2017년 12건에서 2018년 36건, 2019년 127건, 2020년 259건으로 매년 약 2.5배씩 증가했다. 그러나 과제 결과물을 대외에 발표하는 특허는 22건, 논문은 44건에 그쳤다. SCI(과학기술인용색인)급 국외 논문은 단 1건에 불과했다. 연구주제도 공간에 대한 3D 모사와 사물인터넷 기반 연동 모니터링(관제) 모델 등 특정 분야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IITP는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트윈 기술발전 단계를 5단계로 구분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가트너가 제안한 △현실세계 복제 △현실세계 관제 △현실세계 최적화 등 3단계 모델이 주로 이용됐다. IITP는 여기에 △단일 디지털 트윈을 상호 연계하는 '연합 디지털 트윈'(4단계) △개별 ·복합 디지털트윈에서 자율적으로 문제점을 인지하고 해결해 물리대상을 최적화하는 '자율 디지털 트윈'(5단계)을 추가했다.

보고서는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로 디지털 트윈의 활용성이 높아질 전망"이라면서 "디지털 트윈에 대한 글로벌 기술격차를 줄이고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려면 국가 주도의 세부적인 디지털 트윈 발전전략과 원천기술 확보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디지털 트윈 기술발전 단계 <자료:IITP>
디지털 트윈 기술발전 단계 <자료:IITP>
디지털 트윈 글로벌 기술수준 비교 <자료:IITP, 2019. 8>
디지털 트윈 글로벌 기술수준 비교 <자료:IITP, 2019. 8>
NTIS '디지털 트윈' R&D 과제 검색 결과  <자료:IITP>
NTIS '디지털 트윈' R&D 과제 검색 결과 <자료:II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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