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금태섭 후보와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14일 중구 남산 둘레길에서 만나 10여 분 동안 산책하면서 나 후보가 제안한 '자유주의 상식연합' 제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제3지대에서 단일화에 합의한 금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제3지대 경선 TV토론이 무산되자 나 후보를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은 "슈퍼 여당을 상대하려면 야당 후보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금 후보와 나 후보는 이날 나 후보의 제안으로 만났다. 나 후보는 금 후보에게 자신이 제안한 '자유주의 상식연합'에 대해 "자유가 말살된 상황에서 자유를 회복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대한민국을 상식적인 대한민국으로, 비상식에서 상식으로 바꿔주는 것이 자유주의 상식연합"이라고 소개했다. 진영을 넘어 자유주의적이고 상식적인 정치에 뜻있는 인물들이 한 데 모이자는 제안이다.
이에 금 후보는 "제가 정치를 하면서 일관되게 이야기한 게 통합과 협치 정신"이라며 "'자유주의 상식연합'을 제안해주신 것을 대단히 반갑게 생각하고 저도 잘 생각해보고 좋은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금 후보는 "이번 선거가 계기가 돼서 우리 정치의 새 판이 열리고 정치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길 바란다"는 말도 했다. 나 후보의 제안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나 후보는 '금태섭 후보에게 연락한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가 그동안은 당이 다르다는 이유에 메어있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정치를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답했다. 나 후보는 "제가 지켜본 금 후보는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상식적인 분"이라며 "작년 여름에도 뵀다"고 강조했다.
금 후보는 "어떻게 보면 나 후보나 저나 진영논리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다만 서로 적대시하지 말고 머리 맞대고 토론해야 한다. 오늘 공개적으로 만났지만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계속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후보들과의 기회도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 후보도 단일화 과정이 야합이 아닌 좋은 후보를 뽑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화답했다.
다만 금 후보는 안 후보에 대해서는 견제구를 날렸다. 앞서 금 후보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안 후보와 TV토론이 무산됐다. 금 후보는 나 후보와 산책하는 과정에서 안 후보를 겨냥해 "사회자가 질문하면 외워온 것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그것도 좋은데 그건 당신들이 일방적으로 하면 안 되지 않느냐(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 14일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야권 단일화등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