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국내 제조업종이 국제유가 등 원재료 가격 부담에 향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환경규제까지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코로나19 회복세에도 원재료의 수급 안정까지 시간이 필요한 데다, 미국과 유럽이 탄소 배출이 기준치를 넘은 국가에 대한 과세를 추진하고 있어 통상분쟁 마찰 가능성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20일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친환경 정책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했고, 캐나다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하는 키스톤 XL 송유관 사업을 철회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환경정책을 재검토하는 한편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에 2조 달러(2300조원)를 투자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정유업계는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발 글로벌 석유 수요 급감을 우려해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국 기구 연합인 OPEC(석유수출국기구)+가 지난달 감산을 결정하면서 수급 균형을 맞춰가고 있지만, 3월엔 러시아가 다시 증산에 나설 예정이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석유 수요 회복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면서 전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낮췄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EA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봉쇄조치를 근거로 올해 세계 원유 소비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원유 소비량은 하반기에 점차 늘겠지만 경기 회복을 위한 전제 조건이 많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원가 부담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가 도입을 추진하는 탄소국경세도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최근 발간한 '기후변화 규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국경세 도입시 한국은 오는 2023년에 미국·EU·중국 등 3국에 수출하는 철강, 석유, 전지, 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서만 6100억원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친환경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원가 부담에 과세 부담까지 더해질 수 있어, 국내 기업에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정우 한국철강협회 회장은 지난 2일 그린철강위원회 출범식에서 "EU, 미국의 탄소국경조정 조치 도입 추진 등 온실가스 감축이 철강을 둘러싼 통상분쟁의 최우선 쟁점이 될 것"이라며 "탄소비용의 내재화를 둘러싼 국제적 논의에서 산업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