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경제 위기가 닥칠 때마다 이혼이 늘어나는 게 보편적인 현상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카드대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그러했다. 그런데 전 세계를 코로나19 위기가 덮친 지난해에는 예외적으로 이혼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동향 이혼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1년 이래 전년 대비 이혼건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해는 외환위기 사태의 영향에 있던 1998년이다.
1997년 9만1160건이던 이혼건수는 1998년 11만6294건으로 27.6% 증가했다. 10만건 아래였던 연 이혼건수는 1998년을 기점으로 10만건 위로 뛰어올랐다.
카드대란이 있던 2003년에는 이혼 건수가 16만6617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년(14만4910건) 대비 증가율도 15.0%에 달했다.
1998년과 2003년 사이의 이혼건수 증가율은 1999년 1.0%, 2000년 1.7%, 2001년 12.7%, 2002년 7.7%였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연속 감소하던 이혼 건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12만3999건으로 전년(11만6535건) 대비 6.4%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지난해에는 과거 위기 때와 달리 이혼건수가 전년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지난해 1∼11월 이혼건수는 9만7331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10만1662명보다 4.2% 감소했다.
2019년 연간 이혼건수는 11만831명이다. 2020년 12월 수치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1∼11월 월별 이혼건수가 7000∼9000건대여서 2020년 연간으로도 2019년보다 이혼 건수가 적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처럼 코로나19 위기에서 이혼건수가 늘어나지 않은 이유와 관련, 결혼 건수 감소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법원 휴정 등이 거론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5년 미만 결혼이나 20년 이상 결혼에서의 이혼 비중이 높은데, 최근 5년 이내 혼인 자체가 많이 감소해 지난해의 경제위기에도 이혼이 많이 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행정적인 측면에서 이혼이 감소한 것도 있다"며 "법정 휴정으로 이혼이 감소한 경향이 월별로 확인되고, 처리 지연으로 숙려기간이 길어져 이혼 의사가 달라진 사례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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