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 악화 법인세 16兆↓ 국세 수입 2년 연속 줄어들어 주택 거래 전년보다 29% 증가 양도세 7兆 늘어난 23兆 달해 '동학개미 효과' 거래세 2배↑ 4.2兆나 늘어난 8.7兆 걷혀
안일환 기획재정부 차관(오른쪽)이 9일 서울 중구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열린 '2020회계연도 총세입부·총세출부 마감 행사'에서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과 함께 총세입부·총세출부 마감 버튼을 클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실적이 악화하고, 소비가 급감하면서 국세 수입에서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법인세와 부가가치세가 급감, 전체적인 국세 수입이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국세 수입이 감소했지만, 주식과 부동산 시장 광풍에 소득세는 되레 늘었다. 특히 지난해 고용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지만, 근로소득세가 더 늘어 났다. 이는 지난해 취업자 수가 20만명 넘게 감소했음에도 상용직 근로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결국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를 고용 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크게 받은 반면,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상용근로자들에 세 부담이 더 쏠렸다는 얘기다.
◇최악 고용에도 근로소득세 증가, 왜?= 기획재정부가 9일 발간한 '재정동향'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걷은 근로소득세는 1년 전(38조4660억원)보다 2조4391억원 늘어난 40조9051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재부는 "취업자 감소에도 상용직 근로자가 증가했다"며 "근로장려금(EITC)과 자녀장려금(CTC) 감소로 근로소득세가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취업자 수 감소 폭은 21만8000명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127만6000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임금근로자는 10만8000명 줄었는데, 이 가운데 임시근로자(-31만3000명)과 일용근로자(-10만1000명)의 타격이 컸다. 반대로 상용근로자는 30만5000명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근로자들이 더 많은 소득세를 부담했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안정적 직장을 가진 사람들의 상황은 더 나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고용 취약계층은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면서 근로소득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법인세는 16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전년(72조1743억원)에 비하면 16조6611억원 줄어든 55조5132억원이 법인세로 걷혔다. 법인세는 주로 3월과 8월에 많이 걷히는데, 3월에는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내고, 8월에는 당해 연도의 법인세를 중간 정산한다. 즉, 2019년 부진했던 실적에 더해 지난해 코로나19까지 덮치며 기업들이 쉽지 않은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코스피 상장기업 영업익은 2018년 112조원에서 2019년 56조원으로 줄어든 데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30조3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식·부동산' 광풍에 세수 호황= 코로나19 탓에 국세수입이 사상 처음 2년 연속 줄었지만,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과 관련한 세수는 호황을 누렸다. 일단 지난해 주택 거래량(202만2000호)이 29% 증가하면서 양도소득세(23조6558억원)도 7조5547억원 늘었다. 종합부동산세(3조6006억원)도 9293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공정시장가액 비율(85→90%) 인상과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취득·보유세 등이 늘자 매매 대신 증여를 택한 이들이 많아져 상속·증여세(10조3753억원)도 2조462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주택증여 건수는 15만2000건으로 1년 전(11만1000건)보다 늘었다.
코스피 3000선 돌파 등 주식 시장 활황에 증권거래세는 배 가까이 증가했다. 총 8조7587억원이 걷혔는데 전년(4조4733억원) 실적에 비하면 4조2854억원이나 증가한 액수다.
지난해 국세수입(285조5462억원)이 7조9081억원이 줄었음에도 총 국세수입(285조5462억원)이 5조8339억원 늘어난 것은 자산에서 비롯된 세수 증대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